파산한 미국 엔론사의 케네스 레이 전(前) 회장이 지난해 1억 달러 상당의 엔론사 주식을 매각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레이 전 회장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밝혀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레이 전 회장이 매각한 주식에는 셰런 왓킨스 엔론사 전 부사장이 엔론사의 회계 부실을 경고한 뒤 3주 동안에 걸쳐 매각한 2천만 달러 어치의 주식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레이 전 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7월말까지 2천990만 달러의 엔론사 주식을 공개 시장에서 매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보고서로 인해 레이전 회장이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7천10만 달러의 주식을 엔론사에 재매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레이 전 회장은 지난해 8월과 9월 엔론사 직원과 투자가들에게 엔론사에 문제가 없다며 주식 매수를 권유하고 있던 시기에도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400만 달러의 엔론사 주식을 매각한 날인 지난해 8월21일 직원들에게 투자가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대 현안이라고 밝힌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레이 전 회장의 대변인인 켈리 킴벌리는 "레이 전 회장이 지난해 말까지 엔론사 주식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며 "그가 주식 매각대금으로 엔론사로부터 받은 돈의 대부분은 엔론사 주식을 담보로 한 차입금을 변제하는데 사용됐다"고 말했다. 킴벌리는 또 "레이와 그의 부인은 엔론사가 파산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며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동안에도 충분히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전했다. 킴벌리 대변인은 이어 레이 전 회장이 지난해 여름 스톡옵션으로 받은 엔론사 주식의 일부를 아직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이 전 회장은 지난해 8월13일 스톡옵션으로 엔론사 주식 9만873주를 받았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