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사(社)의 전직임원으로 지난해 케네스 레이 당시 엔론 회장에게 회사의 난맥상을 경고했던 셰런 왓킨스 전 부사장은 14일 미국 하원에서의 증언을 통해 레이 회장이 주변인사들에 의해 `완전히 속아넘어갔다'고 밝혔다.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왓킨스 전 개업개발담당 부사장은 엔론의 허술한 회계관행과 위압적인 기업문화의 실태를 폭로하면서 회사가 의심스런 금융거래로 인해 심각한 부실에 처하게 됐다고 밝혔으나 레이 전 회장에게는 직접적인 책임을 돌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지난해 여름 회계상에 7억달러의 결손을 발견, 레이 회장에게 책임소재를 가릴 것을 촉구했으나 레이 회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몇몇 고위 임원들에 의해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왓킨스 전 부사장은 레이 회장 대신 엔론의 전 재정담당 최고임원(CFO)인 앤드루 패스토우와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제프리 스킬링 등을 직접 거명, 회사의 파산을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또 의문투성이인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만든 회사내에 침묵의 장막도 회사 부실을 초래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엔론이 궁극적으로 파산지경에 이르게 한 투자파트너들의 재정문제에 관해 최고경영진이 몰랐다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자신이 업무를 맡은 후 회계상의 허점을 발견하는데는 불과 3-4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스킬링의 경우 이 문제를 수년동안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패스토우와 스킬링 두사람이 매우 교활한 인물이며 도저히 받아들일 수없는 구조를 다수 직원들이 수용하도록 위협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증언했다. 왓킨스 전 부사장은 이와 함께 엔론의 회계법인인 아서 앤더슨과 법률자문회사인 빈슨 앤드 엘킨스를 거명, "명망있는 이 두회사와 스킬링, 패스토우 등이 레이회장과 이사회를 완전히 속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레이 전회장과 스킬링, 패스토우 등 두명의 전직 최고임원들은 최근 의회청문회에 소환됐으나 증언을 거부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