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가 엔론 파산사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엔론의 셰런 왓킨스 부사장이 지난 해 10월30일 케네스 레이 회장에게 회사의 부실현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왓킨스 부사장은 당시 레이 회장에게 전달한 메모에서 "모든 사실을 고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회사들의 막대한 재정손실 현황을 레이 회장에게 설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왓킨스 부사장의 경고는 엔론이 대규모 적자를 낸 영업보고서를 발표하기 한 주일 이전에 제기됐으며 이후 한달만에 엔론은 파산했다. 회사의 재정상태에 대한 공개 필요성을 기술, 왓킨스 부사장이 레이 회장에게 전달한 메모는 엔론 문제를 조사중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에 의해 이날 공개됐다. 왓킨스 부사장은 14일 에너지.상무위원회의 조사소위에 출석, 엔론의 회계상 문제를 공개하고자 한 자신의 노력에 관해 증언할 예정이다. 이 메모에서 왓킨스 부사장은 레이 회장에게 "부정한 사람들을 신뢰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레이 회장이 의존했던 인물로는 레이 회장 자신이 최고경영자(CEO)후계자로 지명한 제프리 스킬링, 회사의 제휴업무를 담당한 앤드루 패스토우 재정담당 최고경영자(CFO), 릭 코지 회계담당 최고경영자(CAO) 등이라고 왓킨스 부사장은 메모를 통해 설명했다. 의회 증언을 앞두고 13일 의회조사관들과 4시간동안 면담을 가진 왓킨스 부사장은 지난 해 10월30일 레이 회장을 만났을 당시 레이 회장이 자신에게 회계자문회사인 아서 앤더슨과 법률자문회사인 빈슨 앤드 엘킨스와의 관계를 끊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레이 회장은 바로 다음날 태도를 바꿔 사내에 특별위원회를 설치, 조사를 벌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회사의 위험한 상황을 경고하려 했던 자신의 노력은무시됐다고 왓킨스 부사장은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