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회사이름 변경을 결정해 놓고도 지역주민의 정서에 부딪혀 고심하고 있다. 포철은 오는 3월15일 정기주총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명을 포스코(POSCO)로 바꿀 계획이다. 약 10년 동안 벼르다 내린 결정이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의 영문약자며 미국 뉴욕증시에도 POSCO로 상장돼 있다. 글로벌 기업 이미지에도 적합한 사명이다. 그러나 포항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마음이 편치않다. 지난달 26일 포항향토청년회는 '포항제철 사명 변경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까지 발표했다. "93년 10월 사명변경 공론화때도 강력 반대했다"면서 "지금까지 지역주민의 정서에 맞는 사명을 유지해 왔으나 다시 포스코로 사명을 변경하려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청년회는 또 "포항제철을 소중하게 지키기 위해 52만 포항시민과 함께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포철의 사명변경 의지도 이에 못지않게 확고하다. 포철은 그동안 국내외 언론매체 광고를 통해 새 사명인 포스코를 폭넓게 인식시켜 왔다. 유상부 포철 회장은 최근 "한때 종철이(포항종합제철의 줄임말)라고 불린 적이 있는가 하면 포스코가 포철의 벤처계열사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며 "이젠 포스코가 더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포철 관계자는 "다소 잡음이 있더라도 이번엔 반드시 사명을 변경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