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양국간 통상현안의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말 정례 통상현안점검회의와 존 헌츠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의 방한을 통해 다양한 요구사항을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북한문제 등 정무쪽 이슈에 가려 통상현안이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방한이 양국간 투자보장협정(BIT) 협상의 타결 시기를 앞당기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우리측에서는 내달 6일 미 행정부의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 최종 결정에 우리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주도록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통상현안= 현안 가운데 우리측은 철강에서 공세를 취하고 있지만 자동차,유전자변형(GMO)식품 표시제, 의약품, 지적재산권, 화장품, 통신, 철강 등 나머지대부분은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선 미국은 `단골' 통상현안인 자동차 무역 불균형문제와 관련, 현행 8%인 관세율을 미국 수준인 2.5%로 인하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인식개선, 현재 5단계인 차량 배기량 누진세제 개선 등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우리는 미국에 62만대를 판매한 반면 미국은 우리시장에서 GM, 포드, 다임러 크라이슬러 등 `빅3'가 3천대도 못 판 상황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우리측은 관세인하의 경우 향후 전개될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시장접근 분야에서 논의될 사안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다 미국측에서도 정상외교에 걸맞은 수준의 `수확'이 어려운 분야인 점을 알고 있는 만큼 별로 달라질게 없을 것 같다. 단계별 구분유통증명서를 떼도록 한 우리측 GMO 표시제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위해 추진중인 의약품에 대한 보험급여기준 설정 문제도 중요현안이지만 이번에 비중 있게 다뤄질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이밖에도 미국은 기능성 화장품의 시판검사기간을 줄여줄 것과 현재 49%로 돼있는 국내 기간통신 사업자의 외국인 지분제한 규정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여러 통상현안이 걸려 있지만 정상외교를 통해 바로 해결점을찾을만한 것들은 별로 없다"면서 "게다가 하이닉스 문제도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만큼 더이상의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BIT 가속도 붙나= 이번 방한에서 통상현안 중 가장 비중있게 다뤄질 분야는 양국간에 협의가 진행중인 투자보장협정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 BIT는 통치권자의 판단이 일정 부분 필요한 사안인데다 향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측이 가능하면 상반기중 타결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상황에서 미국측이 통신사업자 외국인 지분제한, 지적재산권 등 세가지 쟁점 가운데 스크린쿼터제 완화문제에비중을 두는 모습이어서 이에 대한 우리측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한편 차세대 전투기(FX) 기종 선정에서 미국 기종이 선택되도록 하기 위한 암묵적인 압박도 가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