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상최악의 불황을 겪은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 모토로라에 이어 점유율(출하량 기준) 3위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의 보고서를 인용해 주요 제조업체 가운데 삼성전자와 노키아만이 점유율을 늘리고 흑자를 이뤘다며 이같이 전했다. 삼성전자의 "빅3"진입은 노키아 모토로라 에릭슨의 3강체제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점유율은 7%로 전년보다 2%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고급화 전략이 주효하면서 지난해 점유율 순위가 전년도의 5위에서 3위로 뛰고 영업이익률도 15%에 달했다. 노키아는 지난해 36%의 점유율을 기록,부동의 1위를 지켰다. 이 회사의 전년도 점유율은 31%였다. 노키아는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도 20%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반면 시장점유율 2위와 4위에 랭크된 모토로라와 지멘스는 지난해 4.4분기에 가서야 약간의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니 에릭슨 등 많은 휴대폰 업체들이 대중을 겨냥한 시장에서는 노키아에 대적이 안되는 탓에 삼성전자의 고급화 전략을 모방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2위로 진입하려면 고급제품 위주의 현재의 포트폴리오로는 한계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팔린 휴대폰은 전년보다 8% 늘어난 4억1천2백만대에 달했지만 재고분을 감안하면 실제 출하량은 전년보다 5% 감소한 3억9천3백만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다른 시장 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대부분의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수익률 제고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