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무역협회장은 지난 주말 "나라가 잘 되려면 공무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그들에 대한 보수를 배로 높여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워싱턴에서 한국경제연우회(KES) 초청 강연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공직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너무 많이 몰려 있다"며 "이들을 절반정도로 줄이면서 나머지 절반이 민간분야로 옮기면 훨씬 더 잘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리콴유 싱가포르 선임장관이 "유능한 사람들은 모두 기업을 시작하라"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이다. 김 회장은 ?한국무역의 중장기 비전?이라는 주제의 이 강연에서 "기업인들은 규제가 많다고 아우성인데 관료들은 무슨 규제가 있어서 기업을 하기 어렵느냐고 반문하는 등 서로가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로마제국이 1천년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고위층의 솔선수범과 도덕성이었다는 게 로마를 연구한 시오노 나나미의 지적"이라며 "우리나라 지도층은 솔선수범하지 않고 군림하는 관행 때문에 아직도 자식들을 관료로 만들려는 부모가 많은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동원그룹의 다양한 사업진출과 관련한 비판성 지적에 대해 "식품 전자 증권 등 1,2,3차 산업에서 하나씩 제대로 된 기업을 키워 보고 싶은게 꿈"이라며 "너무 많이 벌여 미움받는 재벌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