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시행후 진료비가 급등한 의료업과 한국영화 붐을 조성한 영화산업이 지난해 서비스업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기와 밀접한 도소매업과 광고업, 연구.개발업, 방송업, 컴퓨터운용업 등은 성장률이 크게 둔화돼 전반적으로는 서비스업이 침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국내 4천여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서비스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00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의료업(보건 및 사회복지사업)이 지난해 11.1% 성장했고 영화산업도 17.1% 증가했다고 8일 발표했다. 지난해 서비스업은 전년보다 3.2%포인트 낮은 5.6% 성장하는데 그쳤다. ◇ 의약분업 졸속시행이 경제성장 원동력(?) =지난 2000년 마이너스성장(-0.6%)한 의료업이 지난해 급성장세로 돌아선 것은 진료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의약분업 시행으로 의료수가가 크게 올랐고 결국 건강보험재정까지 파산지경에 몰렸지만 그 덕분에 경기는 좋아진 꼴이다. 실제로 진료비가 오른 후 동네의원들이 많이 생겨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약분업 시행(2000년 7월)후 동네의원은 전국에서 매달 1백10개씩 늘었다. 동네의원은 지난해말 2만1천3백42곳으로 1년6개월 전보다 10.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햇동안 '친구' '엽기적인 그녀' 등 국산 블록버스터를 잇따라 터뜨린 영화산업은 전년(13.0%)보다 4.1%포인트 높은 신장률을 달성했다. 국산영화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40%를 넘어섰다. ◇ 경기관련 서비스업은 침체 =지난해 경기가 나빴던 만큼 도소매업 광고업 등 경기민감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불황을 겪었다. 2000년 9.6% 성장했던 도소매업은 지난해 3.6% 늘어나는데 그쳤다. 광고업 연구개발업 컴퓨터관련운용업 등도 성장률이 둔화됐다. 전기통신업은 지난해 17.9% 늘어났지만 전년수준(21.9%)에는 못미쳤다. 방송업(13.7%) 교육서비스업(9.5%) 법무회계컨설팅업(10.1%) 등도 예년보다 낮은 성장률에 만족해야 했다. ◇ 추세적으로는 개선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서비스 업황이 좋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5.6%에 그쳤던 서비스업 성장률이 11월에는 7.8%, 12월에는 8.2%로 개선됐다. 지난 12월 성장률은 지난 2000년7월(8.3%) 이후 가장 높았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