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 생산성이 작년 4분기에 크게 증가한 것은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을 다시 한번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노동 생산성 증가가 그간의 대대적인 감원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노동시장의 취약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상기시켰다. 노동시간당 생산성은 지난해 10-12월 3.5% 증가함으로써 전분기 증가율 1.1%를 크게 웃돈 것으로 6일 미 노동부가 밝혔다. 그러나 2001년 전체로는 증가율이 1.8%에 그쳐 지난 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00년에는 노동 생산성이 3.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경기 침체기로는 증가율이 괄목할만한 것이라면서 앞서 경기가 저조했던 91년은 1.2% 증가에 그쳤으며 82년에는 노동 생산성이 오히려 0.6% 하락했음을 상기시켰다. 작년 4분기의 괄목할만한 노동 생산성 증가는 감원에 크게 기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즉 단위당 노동 시간이 지난 91년 1분기 이후 가장 크게 줄어 감소폭이 3.7%에 달한 반면 생산량은 0.4% 감소하는데 그친 것이다. 작년 4분기의 해고가 월평균 31만1천명에 달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달에도 8만9천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라살뱅크/ABN AMRO의 카를 탄넨바움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이 여전히 인력.기술투자보다는 감원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과거 몇 년간의 경기 호조기에는 기술 투자를 통해 생산성이 높아져온 반면 지금처럼 경기가 나쁠 때는 어쩔 수 없이 단위생산시간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원 감축을 통해 노동 생산성이 증가하는 측면이 여전히 강하기는 하나 전반적인 전망은 밝다는데 의견을 일치시킨다. 이들은 노동 비용이 감소한 것이 인플레 진정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점도 지적한다. 단위노동비는 작년 4분기 예상을 뒤엎고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 사이 분기 단위노동비가 줄어들기는 처음이다. 작년 3분기에는 단위노동비가 2.6% 증가한 바 있다. 물론 지난해 전체로는 단위노동비가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0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증가율이기는 하다. 와초비 증권의 데이비드 오르 수석연구원은 "단위노동비 감소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면서 폭도 크다"면서 "인플레가 진정되는 상황에서 기업 수익도 나아지는 2가지 긍정적인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자에 대한 혜택 증가율이 작년 4분기 위축된 것이 이같은 결과를 냈다면서 지난해 2분기및 3분기에 4.7%와 3.7%에 달한 것이 작년 10-12월에는 2.3% 증가에 그쳤음을 상기시켰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사장도 "노동비가 줄어들면서 생산성이 증가하는 것은 경제와 기업 수익성 모두가 좋아질 것임을 예고하는 청신호"라면서 "신경제가 그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온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몬트리올뱅크 시카고 지점의 살 과티에리 연구원은 "기업의 생산성이 증가하면다시 고용이 늘어나며 이것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경기의 순순환이 기대된다"면서 그러나 "노동시장 경색이 당분간 이어져 경기에 계속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