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성장의 원동력으로까지 칭송받아왔던 교육제도가 도마위에 올랐다.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31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교육은 일제시대보다 오히려 못하다"는 직선적인 표현을 동원해 교육현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교육시스템이 선진국 대열로 진입하기 위해 제거해야 할 걸림돌이 돼버렸다"는 게 재정경제부의 인식이다.

이런 견해에는 대부분 국민들도 절대동감이다.

한국의 교육제도에 진력이나 교육이민을 결행하는 가족들이 줄을 잇는 정도다.


<>교육평준화 문제=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국적인 고교평준화다.

교육 "기회"의 평준화가 "결과"의 평준화로까지 확대재생산 되는 것이 최근 양상이다.

지방에 명문고가 없다보니 서울 수도권의 우수학생들이 서울강남까지 옮겨와 과외공부를 하는 것은 최근의 풍속도다.

진념 부총리는 올해초 기자간담회에서 "지방도시들이 모두 교육평준화를 하다보니 학생들이 서울 일부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이 생겨났다"며 교육평준화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교육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경제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경제정책의 수장으로서 비로소 분명히 인식한 결과다.

고교평준화에 문제가 있다는 데는 정부내에서도 사실 별 이견이 없다.

김대중 대통령도 최근 "교육 평준화가 바람직스러운 것은 아니며 여러 분야에서 많은 영재가 나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어느정도 수준에서 평준화를 없애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비평준화 고교를 둘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반면 교육부는 제한된 범위내에서 실시하자는 상반된 입장이다.


<>이공계대학 지원감소=지난98년 37만명을 넘어섰던 이공계 수학능력시험 지원생이 올해는 19만명으로 감소했다.

불과 4년 만에 지원자수가 49% 감소한 것이다.

재정경제부는 이공계시험 지원자 감소가 "인문계 위주의 쉬운 수능시험"과 "고교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때문으로 보고 있다.

난이도가 쉬운 것으로 평가되는 인문계 수능시험을 보더라도 이공계 대학에 지원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98년에 이공계출신들이 더 많이 구조조정을 당했다는 피해의식도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재경부는 이공계 지원학생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병역특혜 확대 등을 적극 검토중이다.


<>기업수요 못따라가는 교육=대졸자는 넘처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필요한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국경제학회가 최근 기업인사담당자 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이론 위주의 교육보다는 현실적으로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만들고 <>현장학습과 사례교육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경부는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쪽으로 교육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급기야 신입사원 리콜이라는 기이한 발상이 산업자원부의 정책으로 발표되기에 공식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교육과열의 부작용=정부는 지난1월8일 서울 대치동 등 일부지역에서 나타난 교육과열현상이 부동산투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국세청의 일제가격조사 등의 부동산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경제부처인 재정경제부가 부동산가격 폭등의 원인이 교육에 있다며 처음으로 교육의 문제점을 공식 거론했다.

거대한 사교육비도 큰 사회문제다.

대부분 가계들은 사교육비 문제로 허리가 휜다.


<>교육 이념도 문제=대부분 기업인들은 대졸 신입사원들이 뿌리깊은 반기업 정서에 포획되어있음을 놀라워한다.

대학사회가 과도한 사회정의를 추구한 끝에 "경쟁"을 골자로하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있는 것은 신입사원들 스스로도 지적하는 문제다.

제도에서부터 교육의 이념적 측면까지 한국의 교육이 총체적 부실에 빠져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교육계 뿐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정도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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