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기업 경영자들은 올해 한국경제를 비교적 밝게 전망하면서도 평화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라 기대되는 반사효과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 노조활동이 기업경영의 장애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힘든 문제로 조사대상자 34.9%가 노조활동 및 단체교섭 제도를 꼽았다. 이어 △고용관계 제도 25.5% △임금 및 퇴직금 제도 23.4% △근로시간 및 휴일·휴가제도 14.8% 등의 순이었다. 노사안정을 위해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65.1%가 국제기준에 입각한 노사관계 제도의 개선이라고 응답했다. 투명경영 및 근로자 경영참여 지원 (16.7%)과 노사관련 법령의 엄격한 집행(12.4%)이 뒤를 이었다. 자사의 노사관계와 관련, 전체 응답자의 91.4%가 비교적 또는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해 설문조사에 비해 8.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외투기업들의 노사관계가 개선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 ''중국 러시'' 현상은 한국에 호기 =경영진의 대다수(92.9%)는 중국의 WTO 가입에 따른 외국계 기업들의 ''중국 러시'' 현상이 인접국인 한국에 대한 투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응답자의 21.5%가 올해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의 투자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답변도 65.6%에 달했다. 지역별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유럽연합(EU) 기업이 35.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계 22.5% △일본계 9.3% 기업 순이었다. 올해 신규 인력 채용과 관련, 전체의 57.9%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채용 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대답이 38.8%로 가장 많았다. 작년보다 더 많은 신규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응답도 12.0%로 집계됐다. ◇ 한국근로자 최대 강점은 애사심 =외투기업 경영진들은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일에 대한 책임감이나 애사심, 업무 숙련도는 높지만 근로의욕과 창의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들은 한국근로자의 최대 장점으로 애사심과 일에 대한 책임감(43.1%)을 꼽았다. 기술.기능의 숙련도가 높고 아는 것이 많다(25.8%)는 것도 장점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노동생산성에 비해 노동비용이 적게 든다(13.5%)는 항목과 근로의욕이 높고 창의적(13.4%)이라는 항목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한편 한국근로자에 대한 불만으로 공사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태도(45.5%)가 가장 많이 지적됐다. 다음으로 근로조건에 대한 과도한 요구와 빈번한 집단행동(37.8%), 외국인 경영자에 대한 편견과 비신사적인 언동(15.8%) 등이 거론됐다. 노조 유무에 따른 시각차가 컸다.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최대 불만이 과도한 요구와 빈번한 집단행동(55.7%)인 반면 노조가 없는 사업장은 공사 구분의 경계선이 없는 점(55.4%)이라고 응답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