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회계부정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8일 파산을 신청한 장거리 통신업체 ''글로벌 크로싱''에서도 분식회계가 이뤄져 이와 관련된 내부고발이 있었던 것으로 LA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글로벌 크로싱의 전 재무담당 부사장 로이 올롭슨이 작년 8월 사내수석 고문변호사에게 보낸 5장 짜리 서한을 입수한 것으로 밝히고 이 서한은 글로벌크로싱과 자매기업 아시아 글로벌 크로싱,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의 이익 부풀리기와현금흐름 조작 등의 회계상 속임수를 상세히 적고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크로싱은 그러나 성명을 통해 올롭슨의 주장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벌였으나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면서 올롭슨 전부사장이 상당한 돈을 주지않으면 소송을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위협을 한 것으로 주장했다. LA타임스는 최근 이 서한을 입수했으며 글로벌 크로싱측은 올롭슨의 주장을 단호히 부인하고 있다. 엔론사 분식회계에도 관련돼 있는 앤더슨측은 올롭슨의 주장을 최근에야 알게돼논평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있지 않다며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올롭슨은 당시 수석 고문변호사였던 짐 고튼에게 조사를 촉구하면서 당시 그의상사로 재무담당 이사를 맡은 조 페론에게는 알리지 말고 조사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페론은 최근 앤더슨의 회계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올롭슨이 서한에서 밝힌 글로벌 크로싱의 분식회계 내용이 최근 엔론사 회계부정 사건에서 드러난 수법과 비슷한 것으로 지적하면서 통신업계 전문가들사이에서는 글로벌 크로싱의 회계 방식에 대한 우려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으나 일반 투자가들은 이를 전혀 몰랐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