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전자 내수시장이 4.4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타고 있다. 3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02610]의 작년 4.4분기 내수실적은 1조5천921억원으로 3.4분기(1조4천548억원)보다 9.4% 증가했다. 증가율 자체는 한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작년 7월을 정점으로 한 작년 3.4분기 실적이 `비상경영''을 선포할 만큼 최악 국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황탈출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게 LG전자의 설명이다. 부문별로는 정보통신이 11.5%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고 다음으로 TV와 PC등 디스플레이.미디어부문이 8.7%, 백색가전이 6.5% 순이었다. 삼성전자[05930] 역시 4.4분기 내수가 전분기(2조4천억원)보다 13.8% 증가한 2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전자업계가 특히 기대를 거는 것은 올 1.4분기부터 매출이 급격한 신장률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작년말 특소세 인하효과와 맞물려 소비심리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월드컵 특수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1월 한달 DVD 콤보 판매량이 2만대로 작년(2천대)의 10배에 달했으며 LG전자도 DVD 플레이어 매출이 작년대비 50% 신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젝션 TV도 LG전자의 경우 작년 월평균 판매량이 6천∼7천대에 그쳤지만 1월 한달간 1만여대가 팔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에어컨 판매도 지난 1월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IT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고부가제품의 대거 출시와 업체간 할인판촉 경쟁, 월드컵 특수 등에 힘입어 불황을 빠르게 탈출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