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회복이 크게 가시화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4.4분기(10~12월)의 미국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잠정치가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0.2% 상승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3.4분기(마이너스 1.3%)에 이어 4.4분기 GDP전망치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같은 잠정치는 월스트리 전문가들의 예상치(마이너스 0.9%)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어서 최근 무르익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더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1일(한국시간)새벽에 끝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정책위원회(FOMC)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 연방기금금리(FFR)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소비자 신뢰지수와 생산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들이 기대이상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추세인데다 이번에 발표된 GDP 잠정치도 전문가들조차 놀랄 정도로 예상을 뛰어 넘어 선전함에 따라 경기가 확실히 바닥을 치고 상승중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언론들도 "이는 호전되고 있는 경기를 더욱 가속시킬 것"이라며 "3월을 고비로 미국경기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미국의 고용 및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한 소비자 심리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컨퍼런스 보드는 지난 29일(현지시간), 1월 소비자 신뢰도가 12월의 94.6에서 97.3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었다. 특히 향후 6개월에 대한 전망 지수는 1년 여만에 최고치를 기록,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앞으로 수개월간 탄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강화시켰다. 고용환경도 크게 나아지고 있다. 9.11테러 이후 대대적인 정리 해고로 압박을 받았던 고용 전망도 지난 2000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의 강세를 보이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최근 미 상무부가 발표한 작년 12월 신규 주택 판매건수도 전월보다 5.7% 늘어났다. 이와 관련, 리먼 브라더스의 드류 매터스 금융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은 전체적으로 안정을 보이고 있다"면서 "1년 이상에 걸친 지속적인 하락 끝에 경기가 드디어 바닥을 치고 상승하고 있는 것을 확인케 해주는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