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감독권 문제를 둘러싸고 영국 등 유럽연합 회원국의 금융당국과 갈등이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ECB는 은행감독권 문제와 관련, 유로화의 통용으로 유럽지역이 하나의 단일 통화권을 형성함에 따라 유럽지역 각국 금융권에 대해 통합적인 감독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지역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그러나 기존에 ECB가 보유하고 있던 금융정책 통제권이 유로화 유통이후 유로권 각국 중앙은행으로 이관되면서 실추된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제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또 ECB가 유럽지역 각국의 중앙은행과 함께 은행 감독권을 보유할 경우상호간에 이익 충돌 현상이 초래될 것이기 때문에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명시된 것처럼 ECB의 역할은 재정정책에만 국한되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달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났던 빔 두이젠베르그 ECB총재와 데이비스 하워드 영국 금융감독원(FSA)원장은 은행감독권 문제를 두고 서로의 이견만을 확인한 바 있다. 영국이 ECB의 금융 감독권 확대문제에 적극 반대하고 있는 것은 유로화가 통용되지 않고 있는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유로권 금융당국의 영향력 아래 놓여질 수 있다는 우려와 ECB의 금융감독 체제와 현행 금융 감독 체제가 상이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ECB는 EU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감독당국이 참여한 가운데 ECB산하에금융감독위원회를 설립하는 방안이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