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최종 부도처리된 메디슨은 의료장비 분야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 세계시장으로 진출해 ''벤처신화''로불린 기업이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초음파 진단기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창업자 이민화 전 회장은 상용화를 담당했던 의료기업체가 상용화 계획을 포기하자 직접 창업에 나서 85년 메디슨을 설립했다. 메디슨은 86년 매출 5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가파른 매출 신장세를 기록, 88년에는 국내진출 외국기업들을 누르고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또 창업초기부터 ''기술에 의한 세계도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해외시장에 진출, 87년 터키에 2대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수출시장을 넓혀나가 90년에는 초소형초음파 진단기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92년부터는 적극적인 현지법인 설립에 나서 미국, 러시아, 독일, 중국, 일본,브라질 등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96년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오스트리의 초음파 진단기업체인 크레츠테크닉사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크레츠테크닉 인수로 3차원 초음파 원천기술을 확보한 메디슨은 크레츠테크닉의초음파 기술과 메디슨의 디지털 기술을 결합, 마침내 세계 최초로 3차원 초음파 진단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99년 코스닥 열풍이 불어닥치자 그동안 투자했던 비트컴퓨터, 메디다스, 한글과컴퓨터 등의 주가가 급등, 99년 매출액 2천122억원, 순익 523억원의 초우량기업으로 자리잡는 듯했다. 그러나 2000년들어 벤처거품이 꺼지면서 그동안 감춰졌던 메디슨의 문제점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해외시장에서의 무리한 매출확대 전략으로 인해 해외법인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지나치게 많아졌으며 코스닥시장의 폭락으로 차입금으로 출자했던 투자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결국 순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투자수익은 순식간에 투자손실로 바뀌어 2000년에는 매출액 2천74억원에 순손실 1천167억원, 유동부채 2천8억원을 기록,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메디슨은 이에 따라 국내 투자기업 지분 매각, GE에의 크레츠테크닉 매각, 강남사옥 매각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회생의 길을 걸으려 했으나 결국 최종부도에 이르고 말았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