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의 협상이 인수대금 차이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으며 성사가능성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가진 4차협상에서 마이크론측이 하이닉스의 주력 메모리사업을 인수하는 대가로 31억달러를 제시한 반면 채권단은 최소한 40억달러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우리 대표단은 미국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며 "마이크론과 우리측이 제시한 가격차가 태평양만큼이나 컸으며 마이크론의 입장이 너무 단호해서 제시한 액수에서 한푼도 더 내줄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FT는 지난달초부터 이어진 4차례의 협상이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것은 현재 추가 협상스케쥴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사의 협상가능성이 더욱 불투명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또 채권단이 만약 31억달러라는 마이크론의 협상가격을 받아들일 경우 하이닉스에 대한 부채 가운데 거의 절반가량을 탕감해야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절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전문 시장조사기관인 퓨쳐 호라이즌스의 말콤 펜 대표는 "하이닉스는 마이크론보다 이번 협상타결이 더 절실한 입장"이라며 "최근 D램가격이 올랐으나 여전히 하이닉스는 생산하는 만큼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마이크론이 이번 협상에서 물러날 경우 하이닉스는 채권단으로부터 추가지원을 받거나 다른 협상대상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마이크론으로서는 이번 협상의 목적은 기술이전이 아닌 단순한 시장점유율 확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인지 아니면 한국측의 이른바 ''벼랑끝전략(brinkmanship)''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한국측이 마이크론의 제의에 근접하는 협상조건을 고려할 경우 협상은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마이크론의 대변인은 구체적인 협상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현재로서는 추가협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