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는 28일 오후(현지시간) 새다자무역라운드인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전반을 감독할 무역협상위원회(TNC)1차 회의를 열었으나 TNC 의장 선임에 관한 회원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5분만에 정회하고 막후 절충을 계속키로 했다. 일반이사회 의장인 스튜어트 하빈슨 홍콩 대사는 이날 회의 시작 직후 "그 동안비공식 협의를 통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일부 쟁점에 관해 아직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며 절차적인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절충을 계속한 뒤 금명간회의를 속개할 것을 제안했다. 144개 회원국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TNC 1차 회의는 곧 정회에 들어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하빈슨 의장이 `정회 후 속개'' 방식을 취한 것은 TNC 의장의 WTO 사무총장 선임을 둘러싼 일부 개도국들의 반발이 공개적으로 표출돼 DDA 협상이 절차적인 문제로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히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고려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키스탄, 이집트, 자마이카, 케냐, 우가다 등 일부 개도국은 WTO가 사무국이 아닌 회원국에 의해 운영되는 기구라는 논리를 내세워 TNC 의장에 제네바 주재 WTO담당 대사를 선임돼야 하며 임기도 1년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77그룹 등 비동맹 진영의 대변자를 자임하는 신규 회원국 중국도 묵시적으로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개도국들은 WTO 사무총장의 TNC 의장 선임을 반대할 명분이 강하지 않다고 판단해 TNC 운영규칙과 절차를 세부적으로 규정해 선진국들의 일방적인 독주에 제동을 거는 선에서 절충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다. WTO는 TNC 의장 선임에 이어 산하 분야별 협상기구 구성과 인선 절차를 2월 중완료하고 늦어도 3월초부터는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WTO는 지난해 11월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열린 제4차 각료회의에서 21세기의 새 다자무역규범이 될 DDA 협상을 오는 2004년말까지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