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하 추세가 1년여만에 멈출 전망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는 29-30일 다시 소집되지만 더 이상 금리에는 손대지 않을것으로 폭넓게 전망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지난 11일 샌프란시스코 연설에서 "경제가 상당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을 때만 해도 금리가 한 차례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그린스펀 의장이 "뜻이 잘못 전달됐다"며 진화에 나서고 24일 상원 예산위원회 증언에서는 경기 저점 통과를 강력히 시사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주초에 상무부가 발표할 성장률 지표가 FRB의 현행 금리 수준유지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3.4분기에 마이너스 1.3%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4.4분기에도 같은 마이너스 1.3%에 머물러 하강세가 악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FRB는 경기 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작년 한 해동안 모두 11번에 걸쳐 금리를 낮춰 연간 최대의 금리 인하 횟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간 하루짜리 초단기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연방기금(FF) 금리는 FRB가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돌입한 지난해 1월3일 이후 연 6.5%에서 40여년만의 최저 수준인 1.75%로 4.75% 포인트나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FRB가 금리를 조정하지 않는 대신 경제가 약화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강조하고 필요하다면 금리 인하를 재개할 의사를 시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제가 현재 예상대로 회복기로 접어든다면 차기 FOMC 회의는 금리 인하가 아니라 오히려 금리 인상 카드를 들고 나올 공산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