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체들의 바이오 투자는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바이오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수백만 건의 실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할수 있는 도구가 필수적이고 이는 컴퓨터 기술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세계 유수의 IT업체들이 앞다퉈 생명기술(BT)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바이오정보기술(BIT)의 부가가치가 높은데다 시장 잠재력이 커 국내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 ◇ 왜 BIT인가 =바이오 분야의 데이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나다. 미국 유전자은행이 인간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게놈 프로젝트에 따라 현재까지 확보한 유전자 정보만 1천3백만건이 넘는다. 연구 진전으로 데이터 건수는 14개월마다 두배씩 늘고 있으며 내년엔 6개월마다 두배씩 증가할 전망이다. IT의 도움 없이 이런 막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분석 관리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 한 대학 연구원이 전통적 방법으로 배추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는데 무려 2년이 걸렸지만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유전자발현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결과 단 이틀만에 분석을 끝낸 사례도 있다. 생명공학 연구의 패러다임이 ''물질 기반''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지식 기반''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 연구 현황 =BIT는 크게 △IT를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 이를 임상적 진료에 응용하는 생체의료정보기술 △생체신호를 진단장비 등에 활용하는 생체신호처리기술 △생체센서 바이오칩 생체용로봇으로 대표되는 생물소자기술 △지문 홍채 음성 DNA패턴 인식 등을 보안에 이용하는 생체측정시스템 기술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삼성이 가장 적극적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종합기술원 삼성SDS 삼성정밀화학 등이 생물정보학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투자비도 점차 늘리고 있다. LG와 SK도 DNA칩 관련 분석 도구 등의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IBM과 휴렛팩커드 등 다국적 IT업체의 한국 지사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IBM은 고성능 슈퍼컴퓨터와 솔루션, 서비스를 바탕으로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BT와 관련한 솔루션 개발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휴렛팩커드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생물정보학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엔솔테크 등 10여개 중소 벤처기업들도 생물정보학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상품화에 성공했다. 대학 컴퓨터 관련학과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서울대 부산대의 컴퓨터공학과는 생물정보학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고 있으며 이화여대 등도 BIT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의 기부금을 활용해 하반기중 생물정보학과를 개설할 계획이다. ◇ 시장 전망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따르면 세계 BIT시장 규모는 지난해 50억달러에서 매년 30% 가량 성장해 오는 2005년 2백억달러, 2010년 6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DNA칩 분석 관련 소프트웨어가 올해 40억달러에서 2005년 1백억달러, 2010년 4백억달러로 추산됐다. 이는 순수한 BIT분야 시장만을 추산한 것으로 BIT를 토대로 창출되는 부가 시장까지 합치면 상상을 넘어설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BIT로 인해 새로 형성될 컴퓨터시장 규모만 2004년 4백30억달러, 2005년 7백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미 IBM은 내다보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