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통한 주식 거래는커녕 한번도 기술주를 사라고 추천하지 않은 증권 회사. 지난 4년간 자기 손으로 PC를 켜보지 않았고 휴대전화도 없는 사람이 최고경영자(CEO)인 회사. MBA 출신보다는 동네 교회에서 성실한 사람을 직원으로 뽑는 회사. 이런 전형적인 ''낫컴(Not-Com:닷컴기업이 아닌 회사)''회사가 올해 포천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1백대 회사''중 1위에 꼽혔다. 마이너 증권회사가 아니다. 직원 수 기준으로 7번째인 ''메이저''급 회사다. 바로 미국에서 유일하게 개인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에드워드 존스이다. 포천지는 1위 선정이유로 경제가 어려운데도 종업원을 해고하지 않고 종업원의 97%가 경영자의 정직성을 칭찬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1980년 3백개였던 지점이 현재 8천개(종업원 2만5천명)가 되는 등 지금도 매달 평균 2백개의 지점이 새로 생기는 놀랄 만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1위''는 곤란했을 것이다. 성장비결은 한마디로 ''회사 직원과 고객들간의 인간적인 교류''다. "주식 중개인들인 직원들이 고객들과 얼굴을 맞대고 상의하면서 투자하는 게 기본전략"(존 바크만 회장 겸 CEO)인 만큼 그 사이에 인터넷 등 첨단기술이 끼어들 틈이 없다. e메일 대신 전화나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보내는 등 고객과 직원들 관계가 ''하이테크''가 아닌 ''로우테크''로 연결되는 셈이다. 회사 운영도 그런 식이다. 대부분 1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직원들은 직접 고객의 집이나 사무실을 방문한다. 하루 평균 5명의 고객을 찾아간다. 어떤 직원들은 어린 딸을 데리고 가기도 한다. 이런 ''원시적''경영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좋은 편이다. 고객들이 평균 20년 이상 자금을 맡겨 놓는 까닭이다. 2000년 외형이 21억달러,순익은 2억3천만달러에 달했다. 이 회사의 사례를 2년째 정규 교과과정에 넣고 있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그동안 쌓아온 인간적인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첨단기술을 도입하는 게 성공 경영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닷컴''으로의 이행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위성시스템 광대역통신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충분히 이뤄져 있다. 하지만 새로운 프린터를 하나 설치하는데 8개월이 걸리는 회사여서 본격적인 디지털화에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최근 들어 겨우 허용한 e메일 사용이 획기적인 기술 도입일 정도다. 평균 연령이 37세인 이 회사 신입사원의 첫 연봉은 4만5천달러,브로커들의 평균 연봉은 14만6천달러. 미국 증권업계 평균(5만2천달러,17만4천달러)보다 15% 가량 낮다. 바크만 회장의 연봉은 2백40만달러로 데이비드 코만스키 메릴린치 회장이 받는 2천4백70만달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돈은 적게 받더라도 기술보다는 인간중심의 경영이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좋은 예인 셈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