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하가 가계의 이자소득감소에도 불구하고 ''부의 효과'' 등으로 민간소비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는데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총재는 25일 한국경제발전학회 정기총회에서 `부의 변화 및 금리변동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강연내용은 국내에서 부의 변화 및 금리변동 효과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전 총재는 작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심포지엄에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같은 주제로 한 논문 수준의 개회사에 자극을 받아 이같은 강연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총재는 장병화 한은 경제예측팀장,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연구위원과 함께 준비한 이 논문에서 콜금리를 1%포인트 인하할 경우 0.4%의 민간소비증대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콜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면 이자소득감소에 따른 민간소비 감소효과가 0.19%에이르지만 소득증대효과로 인한 민간소비 증가는 0.23%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전 총재는 금리가 하락할 경우 소비, 투자 등 총수요가 늘어나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고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이 늘어나 소비를 유발하는 소득증대효과로 민간소비가 늘어나게 된다고 경로를 밝혔다. 또 1%포인트의 콜금리인하는 주식, 주택 등 자산가격 상승을 통한 ''부의 효과''에 의해서도 민간소비를 0.19% 증가시키게 된다고 전총재는 설명했다. 자산별로는 주택가격 상승효과가 0.04%, 주식가격 상승효과가 0.15%로 각각 나타났다. 전 총재는 일본의 경우 금리수준이 너무 낮아 금리를 낮췄을 때 소비를 오히려 감소시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금리를 인하했을 때 아직 민간소비를 진작시키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리가 하락하면 미래소비(저축)를 줄이고 현재소비(소비)를 늘리게 되는 대체효과를 통해서도 0.17%의 민간소비증가효과가 나타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는 전 총재가 경제학자로서 현상과 동향을 단순히 전달하는 게 아니라 특정 현상의 ''기본 원리''를 파고드는 데 주력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이번 강연을준비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전 총재는 한국경제발전학회의 3대 회장을 맡았었고 총재 부임전 충남대학교에서 경제학 교수를 지냈다. (서울=연합뉴스)진병태기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