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예산국(CBO)은 23일 오는 2011년까지 향후 10년간 발생할 재정흑자가 지난해 추산했던 것보다 4조 달러가 감소한 1조6천억 달러로 줄어들고 내년까지 2년 연속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당적인 예산분석기구인 CBO는 이날 상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오는 2011회계연도까지 누적될 재정흑자는 현재의 세제 및 지출 계획에 변함이없다고 가정할 경우, 불과 1년 전 예상했던 5조6천억 달러의 70% 이상이 줄어든 1조6천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CBO는 또 오는 9월30일 끝나는 2001회계연도에 210억 달러, 그리고 10월1일 개시되는 2003회계연도에는 140억 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추산, 1년 전각각 3천130억 달러와 3천590억 달러의 흑자가 예상됐던 재정상태가 급격히 반전될것임을 예고했다. 미 재정상황의 이러한 반전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경기침체, 조지 W. 부시대통령의 정책으로 의회가 작년 봄 통과시킨 향후 10년간 1조3천500억 달러의 감세계획 및 지난 가을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비용 지출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CBO보고서는 그러나 예측불허의 경제전망과 장래의 세금 및 지출 변화 등 때문에 이러한 재정전망은 상당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의 주도권을 놓고 대결하는 민주.공화 양당의원들은 이날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CBO의 이 보고서를 둘러싸고 정치적 논전을 벌였다. 민주당측은 이 보고서가 당초 부시 대통령의 감세계획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훨씬 많은 예산을 잠식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공화당측은 경기침체와 테러와의 전쟁에 따른 비용지출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예산위원회의 켄트 콘래드 위원장(민주. 노스 다코타)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의회와 국민들에게 자신의 예산안을 통해 감세와 국방비 증액, 국가채무 축소 등을모두 이룩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그의 판단이 크게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공화당 중진인 피트 도메니치 의원(뉴 멕시코)은 향후 재정전망이 어두운 것은 주로 경기침체 및 경제회복 노력과 테러전쟁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문제는 재정적자를 보면서 이러한 우선적인 과제들의 해결을 위해 지출할 것인지 아니면재정적자 없이 과제를 처리하지 않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