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가 난징공장까지 추가로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주력사업 역할을 해온 타이어 부문을 일단 정리하는 대신 항공 생명공학 플랜트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호는 그룹 전체의 대외 신인도 향상을 위해서는 경기 상승기에 대폭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호 관계자는 "작년 최악의 불황에 미국 테러사태까지 터지면서 시장에 악성 루머들이 많았다"며 "올 상반기 중 구조조정을 확실하게 마무리해 시장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다만 금호는 5∼10년 사이에 타이어공장을 되사는 조건을 매각 본계약에 명시할 계획이어서 그룹 경영이 정상궤도에 올라선 뒤 사업 속개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구조조정 전략=금호는 매각대금으로 현재 2백50%대에 달하는 그룹 부채비율을 2백% 미만으로 낮추고 유가 환율 등 경영외적인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실탄(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경기가 나쁠 경우에도 안정적인 흑자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업체질을 바꿔놓겠다는 구상이다. 금호는 보다 구체적으로 화학연구소 생명환경과학연구소 등 연구개발(R&D)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도 안정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항공 부문의 구조조정도 1·4분기 중 매듭짓기로 했다. 월드와이드서비스 등과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나공항서비스는 이르면 이달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며 아시아나공항개발 인천공항외항사터미널 등도 조기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통해 연내 신용등급 상향을 추진,금융비용을 낮추고 항공유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원가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의 장래=현 구도대로 매각협상이 진행될 경우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은 외국계에 넘어간다. 그러나 금호가 외국계와의 합작법인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 가능성은 별로 없다. 칼라일 컨소시엄이나 골드만삭스 컨소시엄 모두 타이어 사업에 대한 전문적인 경영능력이 없어 금호의 경영 참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 또한 경영 참여를 전제로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향후 금호는 사실상 타이어 부문의 경영을 위탁받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외국계 펀드들이 탐을 내는 난징공장 역시 마찬가지다. 난징공장은 지난 2000년에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하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는 매출 1천5백억원에 1백50억원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승용차용 타이어 교체시장에서 2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생산량의 40%는 유럽과 북미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미쉐린 브리지스톤 굿이어 등 세계적인 타이어 메이커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 거둔 성과인 만큼 국제 경쟁력은 입증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진단이다. 금호는 이처럼 공들여 키운 타이어 사업을 일단 해외에 팔지만 완전히 사업에서 철수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해놓겠다는 생각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