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파산한 미국의 거대 에너지기업 엔론의 케네스 레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59)가 23일 사임했다. 레이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엔론을 살리기 위해 퇴진키로 했다"면서 자신과 이사회가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레이 회장은 엔론에 대한 각종 조사가 진행중이어서 자신은 엔론 회생에 주력하기 힘들게 됐다고 퇴진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가 채권단과 함께 엔론의 자구노력을 지원할 구조조정 전문가를 물색하고 있으며 이 전문가는 엔론을 회생시킨 후 새로운 최고경영자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이 회장은 퇴진 후 엔론의 이사로 남을 예정이다. 레이 회장은 1986년 엔론의 회장직을 맡은 뒤 엔론을 미국내 7대 대기업으로 키웠으나 분식회계 정경유착 등의 오명 속에 작년 12월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그는 현재 10여건의 정부조사와 50여건의 민사소송에 휘말려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