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남 창원공단내 LG전자 제2공장. 에어컨과 세탁기 청소기 등을 생산하는 이 공장에 들어서면 제품을 만들어 내느라 기계들과 이를 관리하는 직원들의 움직임이 활기차다. 에어컨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수출이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4백20만대를 생산, 생산대수 기준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호황세를 구가하고 있다. 이 공장 바로 옆의 1공장은 냉장고 생산기지로 수출물량이 늘면서 2시간의 잔업을 할 정도로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이 덕택에 지난해 매출 4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3조3천억원에 비해 24.2% 증가한 것으로 창원공단업체중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위용을 떨치고 있다. 올해도 4조5천억원대의 매출목표를 잡고 한창 제품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의 정태근 창원홍보실 그룹장은 "고부가가치 생산체제를 구축한 상태인데다 구조조정도 끝낸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출과 내수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수담수설비를 생산하는 두산중공업도 지난해 수출이 크게 늘어 매출 2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의 2조5천억원대보다 16% 늘어났다. 두산은 지난해 수주한 물량중 올해 납품하는게 많아 올해 매출도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대우종합기계도 지난해 워크아웃 졸업후 해외마케팅을 강화,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1조3천억원)보다 늘어난 1조6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 구진문 조사정보팀장은 "대부분의 창원공단내 중견 기계업체들은 지난해 평균 13%대의 성장세를 보이는 등 활기에 차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기계업종에 이어 호조를 보이는 또다른 업종은 운송장비산업. 지난해 8.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는 HSD 엔진은 지난해 조선경기의 호조세에 힘입어 매출 5천9백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의 4천억원보다 47.5%나 급증했다. 올해도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매출목표를 설정할 계획이다. 쌍용자동차 창원엔진공장도 레저용 차량의 판매가 늘면서 지난 2000년 3천4백억원의 매출에 이어 지난해 3천5백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는 주5일제 근무 확산으로 차량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하면서 3천7백억원의 매출 목표를 설정했다. 대기업에 이어 창원공단내 중소기업들도 지난해 성장안정체제를 구축하고,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해로 삼고 있다. 에어컨 커버 등을 생산하는 칠성플라스틱은 지난해 매출 70억원을 달성, 전년보다 1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부터 경기가 풀릴 것으로 보고 매출목표를 최소한 10% 이상 높게 설정했다. 휴대폰 부품의 사출성형기를 생산하고 있는 성광공업도 지난해 매출 3백20억원을 기록, 10%대의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3백50억원대로 잡고 있다. 휴대폰용 단말기용 강압렌즈와 필터 생산업체인 오트론텍도 지난해 2백50억원에서 올해 2백8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주택과 상가용 섀시를 생산하는 남성알미늄도 지난해 2백66억원의 매출에 창사이래 최대의 당기순이익인 7억원을 기록,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부터 건축경기가 본격적으로 풀려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남도 전수식 경제통상국장은 "7백70만평의 창원단지 내에 1천2백여개의 기업들이 경기안정 속에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 서서히 꿈틀거리고 있다"며 "올해부터 수출이 본격적으로 살아난다면 기계업과 운송장비업을 중심으로 전업종이 본격적인 도약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메카트로닉스와 항공산업 등 지식기반 전략산업을 본격 육성, 고부가가치 위주의 산업구조로 탈바꿈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창원=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