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역경제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이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중소기업 중에는 불황을 이겨낸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성알미늄(건축용 알루미늄 새시) 신정개발(특장차) 세종공업(자동차부품) 신우워토스(수도꼭지 등 수도기기) 등이 대표적이다. 최고경영자(CEO)의 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진 기업도 수두룩하다. 지역별로는 특화산업 육성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기업 유치를 통해 재도약을 준비하기도 한다. 꿈틀대는 지역경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제조업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90을 나타냈다. 매출액이 20억원 이상인 2천9백45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말 조사한 결과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업체가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따라서 경기 호전을 장담하기는 아직 이른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지수가 지난해 1.4분기에는 61이었고 4.4분기에는 85였다는 점에 비춰 봤을때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 뚜렷한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경남.북의 경우 주력 산업인 조선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호전됐다. 지난해 3.4분기 경남의 제조업 생산은 지난 2000년 같은 기간보다 18.2% 늘어났다. 서울 경북 대전 충남 광주 전남 부산 제주 강원 등도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처리가 불투명한 인천과 반도체 업체가 몰려 있는 충북의 제조업 생산은 20% 정도 감소했다. 한국은행 지역경제팀의 조태식 조사역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제조업체들의 영업 환경은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역별로 특화되는 지역경제 =울산은 자동차산업 기반의 현대화를 위한 ''오토밸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06년까지 첨단 모듈(종합부품)화 단지를 새로 조성하는게 이 사업의 골자다. 기존의 노후된 기반 시설과 부품 공급 능력으로는 치열한 자동차업계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남 창원공단은 국내 기계공업의 메카로서 위용을 되찾고 있다. 지난해 LG전자(창원공장)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의 실적이 좋아진데다 대우종합기계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졸업해 재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충남은 전자.생물산업을 집중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지역의 기업을 유치하는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환경에 적합한 인프라를 적극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은 송도 지식정보산업단지내 테크노파크를 산업기술과 정보망의 중추기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현재 생물산업 실용화센터와 벤처빌딩이 착공된 상태다. 올해 안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을 비롯해 인하대와 함께 연구센터 건립공사도 시작된다. 정부도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을 3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새로운 전략산업을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대전.충청의 경우 전자.생물산업, 전라.제주는 자동차부품.기계.생물산업, 경북.강원은 정보.의료기기 분야를 각각 전략 분야로 설정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오는 2006년까지 5년동안 국비 1조1천억원을 포함해 모두 1조5천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