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해 11월 도하 제4차각료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데 이어 연초부터 뉴라운드 협상기구를 비롯한 도하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막후 협의로 분주하다. 특히 오는 28일로 예정된 무역협상위원회(TNC) 1차 회의를 앞두고 미국을 비롯해 한국, 멕시코, 캐나다 등 4개국 통상장관들이 제네바에서 회동해 뉴라운드 협상을 포함한 도하 각료회의 후속조치 전반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 황두연(黃斗淵) 통상교섭본부장, 루이스 에르네스토 데르베스 멕시코 경제장관, 피에르 페티그루 캐나다 통상장관이 참석하는 이번회동은 올들어 처음으로 제네바에서 열리는 다자 통상장관 모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일본, 유럽연합(EU)과 함께 WTO를 주도하는 핵심4개국의 일원이며 멕시코는 2003년에 열리는 제5차 각료회의의 주최국이다. 이번 회동은 지난번 도하 각료회의에서 뉴라운드가 출범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담당했던 미국이 막후에서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21세기를 여는 새 다자무역규범을 구축하는데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했다. 미국은 오는 2004년말까지로 되어 있는 시한 내에 가급적 뉴라운드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며 한국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어 `조기협상'' 착수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공동보조를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졸릭 대표와 황 본부장은 도하 각료회의 당시 두 차례에 걸친 비공식 접촉을 하고 반덤핑협정과 농업분야 등의 핵심 현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등 상당한 신뢰를구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4개국 통상장관 회동은 미국 무역부대표의 방한과 맞물려 양자와다자 차원에서 한미 통상관계를 강화하는데도 긍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제네바대표부 측의 설명이다. 황 본부장을 비롯한 4개국 통상장관들은 21일 회동을 전후해 마이크 무어 사무총장과 개별 접촉을 하고 뉴라운드 협상에 임하는 각국의 입장을 전달하며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제네바를 방문하는 수파차이 파니트치파크디 차기 WTO 사무총장과도 면담한다. TNC 의장에는 사무총장이 선임될 것이 확실되고 있어 오는 9월부터 WTO 사무총장에 취임하는 수파차이 전태국 부총리와 하는 회동은 뉴라운드 협상을 포함해 WTO전반에 걸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취임후 처음으로 제네바를 방문하는 황 본부장은 농업, 반덤핑, 환경 등주요 협상의제를 담당하는 WTO 사무국의 차장과 국장급 관계자들과도 만나 뉴라운드협상에 임하는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