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보는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시각이 최근 확 바뀌었다. 불과 사나흘 전까지만해도 경기회복 기대감에 연일 찬물을 끼얹던 진 부총리가 갑자기 "우리 경기가 회복중"이라며 종전과 판이하게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기자간담회 때만 해도 진 부총리는 "주가가 조금 올랐다고 해서 경기가 회복됐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경기가 회복되려면 △내수 뿐만 아니라 수출과 투자가 함께 성장해야 하고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5% 내외)에 도달해야 하고 △2분기 연속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신년포럼에 참석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진 부총리는 "경기 과열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성급한 판단"이라며 경제가 여전히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17일 K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 진 부총리의 발언내용이 완전히 달라졌다. 진 부총리는 이날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어 5% 안팎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8일 열린 고위 당정회의에서는 한발 더 나아갔다. "지난해 4.4분기에 바닥을 지나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부 경제팀 최고책임자가 "경기가 바닥을 지났다"고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경기사이클은 통상적으로 1년 정도가 지나야 바닥을 통과했는지 알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주식시장이 최근 조정국면으로 접어드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이를 우려한 진 부총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다소 앞서나가는 발언을 하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진 부총리는 이날 당정회의에서서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증거로 "△지난 4.4분기 경제성장률 3%이상 △지난 11월 산업생산 4.9% 증가 △지난 11월 설비투자 4.4% 증가 △지난 12월 소비자기대지수 100선 회복" 등을 제시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