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회사로 고착된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 컨버전스(융합)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 명칭을 바꿨다. 또 마케팅 등 글로벌 경영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제품생산 위주로 구성됐던 각 사업부를 글로벌 사업단위(GBM, Global Business Management) 체제로 전면 개편했다. 삼성전자는 4대 부문 디지털 컨버전스를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4대 총괄조직의 명칭을 변경하고 각 조직간 네트워크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디지털미디어 총괄은 디지털 미디어 네트워크(Digital Media Network) 총괄로, 정보통신 총괄은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 Network) 총괄로 변경했다. 생활가전 총괄은 디지털 어플라이언스(Digital Appliance Network) 총괄로, 반도체 총괄은 디바이스 솔루션 네트워크(Device Solution Network) 총괄로 명칭이 바뀐다. 삼성전자가 총괄조직에서 ''반도체''라는 이름을 내리는 것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메모리반도체 회사로 기업 이미지가 고착화돼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휴대폰에서 1조원의 이익을 낸 것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며 "앞으로 휴대폰과 함께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모니터 등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디스플레이 분야와 SOC(복합반도체) 등 전략 부품 분야의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4대 총괄조직 산하의 사업부를 기존의 GPM(Global Product Management.글로벌 제조단위)에서 GBM(Global Business Management.글로벌 사업단위)으로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이는 사업부들을 제조 중심에서 마케팅을 포함한 글로벌 경영 중심 체제로 전환하고 각 사업부간 연계를 통해 디지털 컨버전스 관련 사업기회를 창출하는데 주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마켓 드리븐 컴퍼니(Market Driven Company.시장중시기업)''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분산된 해외 판매기능을 전사적으로 통합하고 중국 북미 등 지역총괄법인의 역할을 강화토록 했다. 특히 선진시장 동향을 즉각 반영하기 위해 북미총괄법인 산하에 마케팅팀을 신설하는 등 본사 마케팅 기능을 미국으로 전진 배치시켰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물리적 개편보다는 운영과 프로세스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경영에 적합하도록 전환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