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수준의 원.엔 환율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은 위험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팀은 18일 ''엔화약세에 대한 평가 및 대응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엔화 약세의 국내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이같이 밝혔다. KDI는 엔.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 원.엔 환율 수준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결국 실효환율의 상승을 초래해 물가 및 통화정책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보다 근본적인 위험요인은 단순한 엔.달러 환율의 부분적인 조정보다 일본경제 전반이 불안해질 가능성이라고 KDI는 강조했다. 다음은 KDI 보고서의 주요 내용. ◆엔화약세 원인= 경제의 장기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구조개혁에 대한 회의가팽배해짐에 따라 일본경제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 근본 원인이다. 또한 일본정부가 시장의 엔화약세 기조를 수용한다는 자세를 표명하자, 엔화가치의 하락이 정책적으로 제어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약세기조가 단기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국내경제 파급효과= 원화 환율의 신축적 반응으로 국내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며 환차손.자금이동 위축 등 환율의 변동성 증대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엔.달러 환율이 작년말 대비 10% 상승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은2002년에 0.35%, 2003년에 0.19%(2년간 0.54%)가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경상수지는 2002년에 18억달러, 2003년에 19억달내외의 악화효과가 있다. 이는 엔.달러 환율이 변화할 때 미 달러화에 대한 기타 통화의 환율이 변하지 않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동반상승함에 따라 원화의 실효가치가 안정되면서 성장.경상수지 등 실물경제에의 파급효과가 완충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 1% 변동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0.3%내외 변동할 경우 원화의 실효환율이 안정돼 실물경제에의 파급효과가 중화되는 것으로 추정됐으며 현재 원.달러 환율은 이 수준에서 반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민간부문에 대한 환차손이 발생하고는 있으나 우리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엔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1천350원까지 상승한다해도 기업의 매출액 대비 환차손율은 0.31%일 것으로 추정됐으며 이는 2000년도 제조업체의 실제 환차손율인 0.9%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고 2001년 1∼9월중 환차손율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주가추이는 엔.달러 환율보다는 미국 주가추이에 의해 잘 설명되는 것으로추정돼 국제 투자자금의 국내시장 유입이 엔화약세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응방향= 특정환율에 대한 목표를 추구할 필요는 없다. 특정 수준의 원.달러환율을 목표로 하는 것이 위험하듯이 특정수준의 원.엔환율(예 10대1)을 유지하고자하는 노력은 위험하다. 특정수준의 원.엔 환율을 목표로 추구할 경우 엔화약세는 원.달러 환율의 과도한 상승을 초래해 물가 및 통화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원.달러 환율보다는 실효환율의 변동을 통화정책 수행의 정보변수로 활용해야한다. 엔화가치의 동향 뿐 아니라 엔화약세의 근본원인인 일본경제의 구조적 위험요인의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경제에 대한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는 궁극적인 방법은 내부취약성의제거에 있으므로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임선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