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사건 파장이 미 정치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가운데 엔론사와 어떤 형태로든 연계관계를 갖고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 핵심인사들을 겨냥한 민주당측의 공세도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 사건 조사에 나선 정부기관이나 의회 공화당계 관계자중 엔론사와 직.간접적으로 끈이 닿아있지 않던 인사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나 시민 감시단체들은 진상조사활동에 착수한 증권거래위원회(SEC)하비 피트 의장도 이해 관계자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서 손을 떼야 할 인물로 지목하고 나섰다. 유명한 증권관계 변호사인 그가 엔론사 회계감사를 맡았던 아서 앤더슨과 수임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16일 "부시 대통령은 피트 의장을 비롯한 행정부 관계자 모두가 올바르게 사안을 처리하고 모든 윤리규정을 준수할 것으로 전적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관련해 피트 의장도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감독기구 설치문제 등 회계업계의 투명성 제고을 위한 방안들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이번 조사에 임하는 입장을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이 엔론사로부터의 정치헌금 수령을 이유로사건 수사에서 손을 뗀뒤 수사지휘를 맡은 래리 톰슨 부장관도 민주당 공세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가 입각전 몸담았던 법무법인 킹 앤드 스팔딩이 엔론사와 수임관계를 맺고있었기 때문에 사건당사자로 제척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또 엔론사 최대 정치헌금 수령자의 하나인 필 그램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은 의회 조사단의 일원으로 포함됐지만 사퇴여부에 대해 분명한 말을 내놓지않고 있다.특히 그램 상원의원의 경우 부인이 엔론 이사진의 일원이었기 때문에 이 회사 경영진에 대한 소송 피고인 명단에도 올라있는 상태다. 이에대해 시민 감시단체 관계자들은 특히 SEC 피트 의장에 대해 "증권거래위원회 의장으로서 엔론이나 앤더슨사와 아무런 밀착관계를 갖지않았을 것은 분명하지만그렇다고 해서 사건조사활동에서 스스로 손을 떼지않는 것은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골드만삭스 회장을 지낸 존 코진(민주.뉴저지) 상원의원도 "피트 의장의 인격은전혀 의심치않지만 이해의 충돌은 피해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그의 대변인을 통해 말했다. 그러나 당사자들, 특히 톰슨 부장관은 기자들로부터 엔론사와 거래한 법무법인에서 일했으면서도 이해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배경에 대해 질문받고 "법무부윤리담당관들과 그 문제에 대해 협의했으나 수사 지휘권 행사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답변을 들었다"면서 사임요구를 일축해 이 문제를 둘러싼 정치공방은 한동안 이어질전망이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un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