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 경제상황은 여전히 취약하다''. 미국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새해들어 미 경제에 대한 첫 공식 진단을 내렸다. 아직 회복세가 확실치 않으며 올 3월께의 조기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의 ''1월 경기바닥론''에 비해 상당히 비관적이다. ◇회복지연 진단=FRB는 16일 발표한 올해 첫 베이지북(경기동향 보고서)을 통해 ''미국경제가 전반적으로 취약한 가운데 산발적으로 회복조짐들이 엿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회복세가 가시화되려면 적어도 올 여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게 이 보고서의 메시지다. 앞서 지난 연말연시에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가 바닥권에 도달했으며 3월에는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평가했었다. FRB는 베이지북에서 소매판매는 작년말에 회복기미를 보였지만 연말특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었다고 지적했다. 상무부는 이날 작년 12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1% 감소,예상치(1.3%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FRB는 이어 제조업의 경우 몇몇 지역에서 회복신호가 포착됐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둔화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12월 산업생산은 예상(0.3%증가)과 달리 0.1% 줄었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고조=베이지북은 FRB의 금리정책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자료다. 따라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된 보고서 내용으로 볼 때 금리인하 가능성은 전보다 높아졌다. 연초만 해도 이달 30일 FOMC에서 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했다. 월가 금융전문가들 중 20% 정도만 추가 인하를 예상했다. 지금은 그러나 이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높아졌다. 뱅크원투자자문회사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앤서니 챈은 "추가 인하 가능성이 60%"라고 평가했다. FRB는 작년 11월 말부터 지난 1월9일까지 수집된 12개 연방은행의 지역경기동향을 종합,이번 베이지북 보고서를 만들었다. 베이지북은 연간 8차례 발간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