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 패커드 공동 창업자의 장남으로 대주주인 월터 휴렛은 16일(이하 현지시간) 75만명이 넘는 소액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240억달러에 달하는 휴렛 패커드와 컴팩의 합병을 저지하려는 자신의 노력을 지원토록 호소했다. 휴렛은 서한에서 "휴렛 패커드가 현 상황에 안주하려는데 반대한다"면서 "근본적인 변화와 성장이 시급하다"고 합병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컴팩과 합병할 경우 퍼스컴과 저가서버 시장에서 휴렛 패커드의 취약점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합병 실행 과정에서 위험에 노출되고 어려움도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휴렛 패커드의 레베카 로보이 대변인은 월터 휴렛이 "잘못된 판단으로 합병을 저지하는 것"이라면서 "이렇다할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휴렛 패커드와 컴팩 경영진은 합병이 핵심기술 개발을 촉진시키는 것은 물론 퍼스컴 부문도 효율화시켜 모두 25억달러의 경비를 절감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휴렛 패커드는 월터 휴렛의 합병 저지와 관련해 17일 이사회를 소집한다. 월터휴렛도 포함된 이사회는 9명으로 이 가운데 휴렛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 전원이 합병을 지지하고 있다. 월터 휴렛을 포함한 휴렛과 패커드 두 창업 가문은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율은 모두 합쳐 18%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렛 패커드 주식은 16일 뉴욕 증시에서 근 3% 떨어진 22.42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컴팩 주식도 이날 30센트 하락해 11.10달러에 거래가 끝났다. (팔로알토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