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인출 동결과 평가절하 조치로 아르헨티나 부동산시장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에두아르도 두알데 정부에 부동산 경기 회복방안을 요청한 아르헨 부동산중개인협회의 엑토로 도도리코 회장은 16일 현지언론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4년째 이어지는 경제위기로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이루 말할 수도 없었는데 이번 평가절하 조치가 급기야 숨통을 끊어놓는 역할을 하게 됐다"며 "이제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매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임대용 빌딩이나 주택 건설은 아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국내 부동산 경기는 완전히 땅속에 묻히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딩 임대업자나 집주인들은 현금을 요구하고 있고, 세입자들은 현찰 동원능력이 한정된 상태에서 어떻게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주장이다. 부동산 중개업자 1천여명은 이에 따라 지난 15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대통령궁 근처의 ''5월 광장''에서 대책을 촉구하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두알데 정부가 취한 예금인출 제한 확대조치로 시중에 유통되는 자금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부동산 경기를 더욱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예금인출 제한조치에 융통성을 부여, 인출한도액을 올리거나 고액예금에 대한 인출동결 기간을 단축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주택 매매계약이 이뤄질 경우 예금인출에 제한이 있는 만큼 매입자가 주택가격에 해당하는 돈을 집주인에게 자동이체시키더라도 이 돈을 찾기 위해 2∼3년을 기다려야 하는 절차를 없애줄 것도 요구했다. 도도리코 회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라면 누가 주택이나 건물을 팔려고 하겠느냐"며 "부동산 판매대금을 받기 위해 2∼3년을 기다려야 하는 나라가 세계에 어디에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아르헨티나 전국에 2만2천여개에 이르는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이미 인력을 대폭 줄였으며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상당수 업소들은 지난해부터 폐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은행대출로 빌딩이나 공동주택을 지은 업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로 예금인출 동결로 매기가 사라지자 대출금 상환이 막막해지면서 도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