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L홀딩스의 김정환 대표(31)는 외교관에서 벤처사업가로 인생행로를 1백80도 바꾼 인물이다. 김 대표는 1997년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중 외무고시에 붙었다. "딱히 외교관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저 남들 다하는 고시에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중에 외시 준비가 수월하겠다 싶어 1년 정도 공부했죠" 1999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외교통상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를 시작했지만 그는 외교관이라는 직업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 곳에서 일하다 보면 보수적인 관료의 틀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1년 정도 일하다가 2000년 초 사표를 냈다. ''번듯한''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단 하나. 진정 즐겁고 에너지가 샘솟는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김 대표는 외교부를 나온 뒤 한 게임벤처에서 경영기획 업무를 6개월간 익혔다. 이 때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9월 APL홀딩스라는 개인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프로젝트 런칭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 독창적인 아이템을 사업으로 가공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컨설팅과 인큐베이팅이 결합된 형태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얼마전 그는 교육 사업을 하는 세 개의 업체를 합병해 새로운 학원 프랜차이즈 업체를 출범시키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또 문 닫기 일보 직전의 학원 정보 전문 사이트를 인수해 리모델링 작업을 했다. 김 대표는 요즘 새로운 야심작 하나에 푹 빠져 있다. 이른바 ''카르페(carfe)'' 그것. ''카르페''란 자동차(car)와 카페(cafe)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차량형 이동식 커피 전문점을 의미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테이크 아웃(take out) 커피전문점을 차량의 짐칸으로 옮긴 형태다. 김 대표는 "현재 실험차량을 통해 수익을 가늠해 보고 있는 중"이라며 "목 좋은 곳을 찾아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호응이 높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APL홀딩스는 지금까지는 교육에서부터 식품업까지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다루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게임 등 정보통신 분야의 아이템 발굴에만 주력할 계획이다. 또 조만간 자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네티즌 펀딩 사이트도 열 예정이다. (02)3673-0969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