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14일 연두기자회견은 올한해 국정운용의 4대과제중 첫번째와 두번째 과제로 경제분야 현안을 제시하는 등 어느때보다도 경제문제에 비중을 두었다. 김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인다는 방침에 따라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등 차세대 첨단기술 발전에 주력하고 ▲향후 3년내세계 일류상품을 500개 수준으로 발굴하는 한편 ▲세계적 규모의 초대형 물류 인프라 건설을 통해 우리나라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청사진을올 상반기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또 중산.서민층의 생활향상으로 위해 물가와 실업률을 3% 수준으로안정시키고 30만 청년실업자에 대해 일자리를 마련해주며 내년까지 국민임대주택 20만가구를 건설해 시중 집세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하고 주택보급률을 금년 안에 100%까지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와함께 정부소유 은행의 민영화를 착실히 추진하는 등 기업과 금융구조조정도시장원리에 따라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적 수준의 경제경쟁력 확보 김 대통령은 "IT, BT, ET(환경기술), CT(문화기술), NT(극소기술)등 차세대 첨단기술과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고 전통산업을 첨단기술과 접목시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7천492억원의 예산을 들여 광통신과 4세대 이동통신기술 등 IT 핵심기술 및 IT와 관련된 NT.BT접목기술, 콘텐츠 관련 기술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또 4천500억원을 들여 DNA칩과 단백질칩 등 경쟁력이 있는 핵심기술개발 및 상업화를 지원하고 나노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등 전략적 NT개발에도 1천850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대기오염물질 처리기술 등 핵심 환경기술 개발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전통산업의 IT접목을 위해 산업별로 기업간(B2B)전자상거래 시범사업을 현재 20개 업종에서 30개 업종으로 확대해 기업의 e-비즈니스를 확산시키고 자동차, 조선,기계 등 전통 주력산업의 IT융합형 중장기 핵심기술개발을 위해 8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세계적 규모의 초대형 물류 인프라 건설과 관련, 정부는 인천국제공항 2단계사업과 경부고속철도 2단계사업, 부산신항 2단계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을 금년중 조기착공할 방침이다. 인천공항 2단계사업은 연초 설계작업을 시작해 오는 11월중 부지조성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부고속철도사업도 연말까지 1단계 사업의 공정률을90%까지 높이고 대구 이남의 2단계 사업도 조기착공하게 되며 부산신항 2단계 사업도 7월중 착공된다. 또 부산항과 광양항에 이어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관세자유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무역과 물류 등 관련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은행 민영화와 기업구조조정 김 대통령은 "은행들이 작년에 만성적인 적자상태에서 벗어나 총 5조원 수준의흑자경영으로 돌아섰다"면서 "이 기회에 정부는 은행의 민영화를 착실히 추진해 금융발전을 더욱 촉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들의 민영화는 당초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를 통해 올 연말부터 추진키로 돼 있었다. 정부는 그러나 금융기관의 경영여건과주식시장 상황 등을 보아가며 조기 민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런 방침에 따라 지난해 말 조흥은행과 우리금융지주회사 지분매각을 위한 `오페라 본드''(선택형 교환사채)발행이 이뤄졌으며 서울은행과 대한생명 등에 대한 매각작업도 물밑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 대통령의 연두회견 언급으로 민영화 작업이 가속화돼상반기중 가시적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구조조정과 관련, 정부는 현대투신, 대우자동차, 하이닉스반도체 등 매각협상이 진행중인 기업에 대해서는 가급적 개입하지 않고 있으나 채권단을 중심으로 활발한 협상을 통해 조속히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다만 상시 기업구조조정시스템의 정착을 위해 부실기업의 회생이나 퇴출이 유기적인 법체계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통합도산법을 연내에 제정하는 방안을추진하고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시장감시와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유도할방침이다. ◆중산.서민층 생활향상대책 김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향상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이 약속한 30만 청년실업자 대책과 관련, 정부는 대학생 중활(중소기업 현장체험활동)프로그램과 청소년 직장체험 프로그램, IT인력 해외취업 등 일자리창출노력을 강화해 모두 15만5천명에게 취업 또는 연수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비진학.미취업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취업유망분야 훈련과 소프트웨어기술교육, 대학생 벤처인력 인큐베이터사업 등으로 14만5천명의 청소년에게 직업훈련을 실시할예정이다. 4대보험의 효율화와 재정안정을 위해서는 작년 5월과10월 마련된 건강보험재정안정대책을 착실히 추진하고 의료공급체계의 개선 등 근본적 재정안정방안을 강구할계획이다. 또 2003년 국민연금 재정 재계산에 대비해 중장기 재정수지전망 및 재정안정을 위한 제도개선 준비작업에 착수하고 기금운용체계 개선방안도 강구키로 했다. 정부는 또 서민층의 재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상호신용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을건전하게 육성하고 소액신용대출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