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에너지기업 미 엔론사의 이른바 `엔론 로비 의혹''이 정초부터 눈덩이처럼 불어나 새해 워싱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미 정가에 때아닌 돌풍을 야기하고 있는 엔론사의 정치권 로비 파문은 향후 수사결과와 사태추이에 따라서는 아프간 승전으로 압도적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정국운영과 11월 미 중간선거에 예상키 어려운 파장을 미칠가능성이 있어 워싱턴 정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엔론 스캔들에는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폴 오닐 재무장관, 돈 에번스 상무장관 등 현직 각료와 일부 백악관 참모들의 연루설이 제기되는가 하면 지난 80년대에는 클린턴 전 행정부와 의회내 주요 민주당 의원들도 집중 로비를 받은 것으로 보도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3일 사설을 통해 "엔론 스캔들이 지난주들어 심화되고 있다"고 전제, "현 시점에서 부시 팀이 엔론사의 부적절한 사기행각에 연루됐다는 증거는없다"며 그러나 이번 엔론 스캔들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라며 정치.경제적 문제점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CNN 방송도 이날 머리뉴스로 엔론 사건을 다루고 엔론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에번스 상무장관과 오닐 재무장관 등 주요 인사들의 입장 표명과 백악관 애리 플라이셔 대변인의 논평을 보도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USA 투데이, 월 스트리트저널, ABC 등 미 주요 언론들도 아프간전과 테러전을밀어내고 엔론사의 정치자금살포사건을 주요 머리기사로 집중 보도하기 시작했으며부시 대통령도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을 강력 지시했다. 특히 엔론사의 케네스 레이 회장이 부시 대통령에게 지난 93년 정치헌금을 제공했고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에게도 상원의원 시절 상당액수의 정치헌금을 기부하는가 하면 파산 위기 당시, 체니 부통령, 오닐 재무장관, 에번스 상무장관 등 부시 행정부 고위인사들에게 집중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엔론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게다가 칼 로브 백악관 고문 등 일부 백악관 참모들이 엔론주식을 보유하는가하면 일부는 엔론사 자문역으로 일해준 것으로 드러나 부실경영으로 파산, 경제계에파장을 일으킨 엔론사의 파산이유및 정치권 로비, 부시 행정부 인사들의 연루 혐의에 초점을 맞춰 법무부, 의회청문회 조사 등 관계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엔론 스캔들 수사결과, 부시 행정부 각료 및 일부 참모들의 연루 혐의가 사실로드러날 경우 부시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과 중간선거 향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여 엔론 로비파문의 귀추가 주목된다. 오닐 재무장관과 에번스 상무장관 등 부시 각료들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레이 회장과의 접촉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엔론사 파산과 관련. 연루의혹을 일축하고 그같은 접촉사실을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억 달러의 숨겨진 부채가 있음을 인정, 주가폭락으로 파산한 엔론사는 지난 80-90년대 정계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제공한데 이어 2000년에는 부시 대선지원을 위해 상당한 정치헌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