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투자전문회사인 칼라일 그룹은 거물급 정계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 국방예산지출증가 등으로 방산부문 투자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칼라일 그룹은 지난 87년 지미 카터 전대통령의 국내정책부보좌관이었던 변호사 출신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이 2명의 투자전문가와 공동으로 설립한 소규모 투자사로 초기엔 1억달러를 분산투자(포트폴리오)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투자규모가 55개국에서 125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계열사도 항공우주.방위, 에너지, 건강관리, 정보기술, 부동산, 통신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시절 국방장관을 역임(87-89년)하고 딕 체이니 현 부통령과 절친한 프랭크 칼루치가 그룹회장을 맡고 있으며 명성이 높아지면서 존 메이저 전영국총리가 유럽회장직을, 제임스 베이커 전 미국무장관이 수석 카운슬러를 맡고 있다. 또 부시 대통령 아버지 조지 부시 전대통령, 존 섈리캐슈빌리 전 미합참의장, 아서 레빗 전 미증권거래위(SEC)의장(93-2001년 재임) 등도 칼라일 그룹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들은 부시 전대통령의 주역할은 그룹이 후원하는 행사에서 연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칼라일 그룹은 칼루치 전장관 영입 이후 방산과 항공우주분야 투자를 적극 추진했으며 전직 정부관리들이 그의 뒤를 쫓아 그룹에 합류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크리스 월먼 그룹 대변인은 500명의 직원중 전직 정부관리는 15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대부분이 전세계 24개 지사에서 일하는 투자전문가들이라고 밝혔다. LA 타임스는 그러나 워싱턴 정가 기준으로 보나 월스트리트 기준으로 보나 칼라일 그룹 면면은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칼라일은 지난 10년간 34%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특히 시의적절한 방산 및 항공우주 투자실적이 뛰어났다. 칼라일은 지난달 미 육군의 다섯번째 계약업체로 차세대 곡사포 제작사인 유나이티드 디펜스 인터스트리스(UDI)의 주식을 팔아 하루새 2억3천700만달러를 벌었다. 그룹 관계자들은 UDI 주식 매각이 작년 9.11 테러사건 이전에 결정됐다고 말하고 있으나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대테러전을 선포했을 때 칼라일만큼 돈버는 방법과 시기를 잘 알고 있었을 기업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칼라일의 `횡재''는 신속한 사업결정, 뛰어난 커넥션, 전략적 로비활동, 좋은 타이밍과 행운의 복합적 산물로 분석했다. 울먼 대변인은 회사의 누구도 개인적으로 로비를 하지 않는다면서 "칼루치 회장은 로비를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문은 그러나 칼라일과 칼루치가 로비를 하지 않을지라도 자회사와 칼라일 소유 지분이 많은 기업들이 SEC와 연방선거위, 의회에 제출한 문서들은 이들 업체가 전략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열심히 로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