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전년에 비해 무려 24.4% 뒷걸음질치면서 지난 9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10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2001년 외국인투자실적 및 올해 전망''에 따르면 작년 한국에 대한 FDI(신고기준) 규모는 1백18억7천만달러다. 이는 전년의 1백56억9천7백만달러보다 38억2천7백만달러나 줄어든 것이다. 투자건수도 2000년 4천1백41건에서 지난해 3천3백41건으로 19.3% 감소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경기 침체와 IT(정보기술)산업 불황, 미국의 테러사태 등 악재가 겹쳐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며 "이로 인해 45억달러 이상의 FDI가 무산.연기돼 당초 목표치(1백50억달러)를 크게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FDI는 전년 동월보다 9.0% 늘어난 21억5천4백만달러를 기록,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 대한(對韓)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산자부는 분석했다. 지난해 FDI의 산업별 비중을 보면 제조업부문 감소가 눈에 띈다. 전기.전자 등 IT 경기부진으로 제조업은 2000년 45.4%에서 지난해 30.7%로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54.6%에서 69.2%로 급증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이 지난해 1천만달러에서 올해 3억2천5백만달러로 31배 이상 늘었다. 식품도 6억2천3백만달러로 12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엔 세계경기 회복과 함께 외국인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FDI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개최와 국가 신용등급 상향 움직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계획 등도 호재다. 산자부는 올해 FDI 목표를 1백30억∼1백50억달러로 늘려 잡았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