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일본의 경제개혁을 가속하는데 도움이 될 경우 지속적인 엔화약세를 용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위싱턴을 방문중인 타케나카 헤이조 일본 경제기획청장관은 미국 고위관리들이앞으로 2년간 일본 정부가 진지하게 경제개혁을 시행함으로써 빚어질 일본경제의 상당한 약화를 용인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타케나카 장관은 미국 관리들에게 개혁이 진행되는 동안 2년간에 걸쳐 경제성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미국으로부터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그같은 지속적인 약세가 필요하다는데 대한 "이해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의 엔화 약세가 일본경제의 현 상황과 "불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케나카 장관은 일부 미국 관리들은 재정지원을 통한 경기부양책보다는 구조조정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부시 행정부는 출범 첫해에는 일본에 대해 방관적인 태도를 취했으나 최근 수주간은 일본에 경제개혁을 추진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일본 은행권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무수익 여신에 대해 미국이지난 80년대 신용조합 위기 당시 취했던 무수익 여신의 신속한 청산 조치를 뒤따르도록 촉구하고 있다. 신문은 그러나 일본경제의 약화와 엔화하락이 겹치면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잠잠했던 통상마찰을 다시 불러일으켜 미국내에서 정치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화의 지속적인 하락은 이미 아시아의 경쟁국인 중국과 한국 등의 불만을 사고있으며 미국 제조업자들 사이에서도 국내경기 침체로 타격을 받고 있는 미국 기업들에 더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한편 엔화는 타케나카 장관의 발언으로 9일 오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33.37엔까지 하락, 3년내 최저치를 갱신했으나 쿠쿠다 야수오 관방장관이 최근의 엔화 하락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발언으로 반등, 132.42엔에 거래됐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