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산업경기를 주로 분석.전망하는 시장조사기관들이 올해 반도체경기의 회복에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으나 회복속도에는 이견을 나타냈다.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피블비치에서 열린 산업전략심포지엄(ISS)에서 시장조사기관인 VLSI리서치는 올해 반도체 매출이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이며 팹 설비가동률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VLSI리서치의 리스토 푸하카 애널리스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은 올해 20.6%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팹 설비가동률은 연말까지 95%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매출은 30% 이상 감소했으며 현재 설비가동률도 60-70%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하카 애널리스트는 "팹 가동률 상승은 반도체 장비산업에도 호재로 작용해 장비시장은 올하반기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지난해 37.6%나 감소했던 반도체장비 매출은 올해 5% 감소로 감소폭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의 빌 맥클린 애널리스트는 "VLSI는 반도체시장을 ''로켓''처럼 보고 있으며 우리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맥클린은 팹 가동률은 현재 60%에 머물고 있으나 연말까지 80-85%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전세계 반도체매출도 제로성장에 가까운 1%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데이터퀘스트의 클라우스 리넨 수석애널리스트도 "팹 가동률은 현재 6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연말까지는 80%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밝혀 맥클린 애널리스트와 비슷한 전망을 제시했다. 이밖에 지난해 유일하게 반도체경기 하강론을 주장해 적중한바 있는 어드밴스트포캐스팅(AFI)도 VLSI 리서치보다 비관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AFI의 모지스 한델스만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회복은 느린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는 `V자 형태''의 회복이 나타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