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유로 전면통용에 따른 홍역을 심하게 앓고 있다. 은행 노조가 유로 환전으로 인한 격무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했으며 소비자보호단체와 상인들도 환전이 여의치 않은데 크게 반발하는 바람에 급기야 경찰이 개입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그 와중에 레나토 루지에로 외무장관이 유로 전환과 관련한내각내 비협조에 반발해 사임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은행 노조는 7일 "주요도시 은행 지점의 90% 이상이 문을 닫았다"면서"은행 창구직원의 90% 가량이 노조의 총파업 요구에 동참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주장했다. 노조는 유로 환전을 이유로 은행연합(ABI)이 내달 3일까지 연장 근무를요구한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다. 노조는 ABI가 환전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상태에서 행원들에게 격무를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BI측은 "노조가 중요한 시기에 파업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강력히 경고했다. 은행의 총파업 움직임은 구랍 31일 종료된 근로 계약을 갱신하는문제와도 연계돼 있다. 상인들도 은행의 총파업 움직임을 경고하고 있다. 소매상총연합회측은 "가뜩이나 환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은행이 일손을 놓으면 파국이 불가피하다"면서 유로 소액권과 동전이 특히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은행에서 환전하는것이 힘들어지자 리라화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유로로 챙기려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로마와 나폴리 등에서는 환전하려는 사람들이 은행에 장사진을 이루면서 급기야경찰이 개입하는 사태까지 촉발됐다. 또 역 매표창구, 톨게이트 및 우체국도 환전으로 인해 업무가 지연됐다. 이에 대해 소비자보호단체들도 당국이 원활한 환전을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사태는 루지에로 장관이 유로 정책을 둘러싼 내각내 마찰과 관련해 전격사임한 것과 때를 같이하는 것이다. 관측통들은 이탈리아의 경우 유로권 12개국 가운데 환전으로 인한 잡음이 유난히 많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측은 여전히 환전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페드로 솔베스 통화담당집행위원의 대변인은 7일 "고비였던 지난 주말이 무난히 지나갔다"면서 "현재 역내 현금 결제의 최소한 50%가 유로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로마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