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재테크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분야가 바로 대출이다. 돈이야 될 수 있으면 안 빌리는 것이 좋겠지만 그렇다고 무대출이 반드시 최선은 아니다. 오히려 돈이 필요할 때 빌려 제대로 활용하고 상환계획을 적절히 세워 갚아나가는 것이 훌륭한 재테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새해는 대출을 이용하려고 계획을 세운 고객에게 유리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은행들이 위험관리와 수익성강화 차원에서 개인대출을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단 지난해에 비해서는 시장금리가 다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고객들의 대출이자부담은 다소 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자신의 상환계획에 맞는 대출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대출을 이용한 재테크 방법을 소개한다. 주택담보대출 =올해 역시 대출상품의 ''지존''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작년까지는 주로 아파트 담보가 위주였으나 올해에는 연립주택 빌라 다세대주택도 쉽게 대출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은행들이 담보 인정비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부터 서울보증보험과 제휴, 연립주택 빌라 다세대주택 등의 대출한도를 대폭 높여 대출해 주고 있다. 신한은행도 담보대상의 범위를 넓혔다.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먼저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각종 조건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현재 은행권 담보대출금리는 연 6~7% 수준이지만 대출금리 조건이 여러 가지다. 매달 금리가 변하는 월 변동형도 있고 3개월, 6개월, 1년 변동형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변동기간이 짧을수록 금리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세에 접어들 경우 변동기간이 짧은 대출상품부터 금리가 올라가게 된다. 올해는 금리상승이 예상되긴 하지만 상승속도와 폭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팀장은 "금리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여전히 고정형보다는 변동금리형 대출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많은 은행에서 근저당 설정비 감면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2~3년 내에 대출금을 갚을 경우(중도상환) 비용을 다시 물리고 있는 은행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개인신용대출 =고객 입장에서 볼 때 신용대출은 대출금리가 담보대출에 비해 높지만 편리성이 매우 뛰어나다. 담보대출의 경우 대부분 담보설정관련 비용이 소요되지만 신용대출에는 이러한 비용이 필요없고 언제든지 상환해도 불이익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터넷을 통해 신청할 수 있게끔 대부분 은행이 시스템을 갖춰 놓았기 때문에 절차도 한결 간편해졌다. 올해는 은행들이 가계대출시장 공략을 위해 신용대출한도 요건을 완화할 것으로 보여 대출을 받기가 한결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의할 점은 개인별 신용한도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 특히 올 하반기부터는 1천만원 이하의 대출정보까지도 금융회사간에 공유된다. 본인의 신용불량 여부는 물론이고 신용카드 연체 현황이나 거래상황, 대출금 상환능력 등도 신용대출을 신청할 때 감안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개인신용관리를 평소에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대출상품도 주목 =주택담보와 개인신용대출과 같은 기본적인 대출상품 외에 은행들은 갖가지 특정 대출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정 직종이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맞춤대출이나 급전이 필요한 고객을 상대로 하는 대출 등이 그것이다. 이들 대출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맞춤대출은 특정 전문직을 위한 대출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예컨대 하나은행은 의사를 대상으로 한 ''닥터클럽대출''과 변호사.판검사를 대상으로 한 ''로이어클럽대출''이라는 맞춤대출을 하고 있다. 대출한도는 최고 2억5천만원, 대출금리는 최저 연 8.45%이다. 개업중인 약사에게 무보증으로 5억원을 빌려주는 ''메디론''도 실시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최고 1억원까지 무보증으로 빌려주는 ''예스(Yes) 프로론''을 판매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면 국민 조흥 한빛 농협 하나은행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공무원가계대?'을 이용하면 된다. 금리는 은행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3개월 금리변동형은 연 6.9%, 1년 금리변동형은 연 8% 수준이다. 퇴직금 50% 범위 내에서 최고 5천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급전대출은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운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물론 대출금리는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높다. 평화은행은 따따따론, 제일은행은 퀵캐시론, 전북은행은 매일상환대출 등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은행들이 올해 갖가지 틈새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동차구입자금을 빌려주는 오토론과 같은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 조흥은행의 ''보증인 손해보장 신용보험 대출''과 같이 연대보증인의 변제의무를 덜어주는 대출상품도 나오고 있다. 김성엽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올해 가계대출시장은 그 어느때보다도 은행들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대출을 받기 전에 각 금융회사별 대출조건과 부대서비스를 면밀히 비교해 보고 자신의 상환계획에 맞는 대출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