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금리 상승세에 따라 은행들의 수신 및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금리가 바닥을 찍고 본격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저금리 기조의 근본적인 변화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의 금리 상승세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예금금리를 올린 은행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중 대부분은 기준이 되는 고시금리는 그대로 두고 영업점장 전결금리 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올렸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거나 목표로 삼은 예금증가 수준을 달성하면 전결금리폭을 다시 축소해 버릴 수도 있다. 이날부터 수신금리를 0.2%포인트 올린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세로 바뀌어서 예금금리를 올린 것은 아니다"라며 "증시 호조 등에 따른 자금 이탈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김정태 행장이 7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신금리를 올릴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도 저금리 추세의 지속을 점치게 하는 대목이다. 김 행장은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유환 국민은행 수석부행장도 "예금금리를 올려야 할 금융환경적 변화나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부 은행들이 금리를 올린 것은 합병 등에 대비해 자산을 늘리려는 움직임 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출금리쪽은 사정이 약간 다르다. 예금금리와 달리 시장 실세금리의 상승세에 영향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은행의 대출이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로 많이 바뀐 탓이다. 실제로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 유통수익률을 기준으로 한 주택담보 대출금리는 현재 6%대 중반이다. 최저 연 5.93%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9월말에 비하면 은행별로 0.4∼0.6%포인트 오른 상태다. 지난해 11월 평균 4.53%였던 CD유통수익률도 지난 4일 현재 4.88%로 0.35%포인트 올랐다. 이건범 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금리상승세는 올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됐지만 시기적으로는 다소 성급한 감이 있다"며 "은행들의 수신 및 대출금리 인상 폭도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