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호전되고 있다. 2일 한국경제신문사와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2001년 4.4분기 '한경소비자경기지수(KE-Mart Index)'는 101.7로 전분기의 82.1보다 무려 20.6포인트나 급등했다. 한경소비자경기지수가 100을 넘기는 2000년 2.4분기 이후 여섯 분기만에 처음이다. 지수가 100을 웃돌면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소비를 늘릴 의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신세계 유통연구소는 "소비 촉진을 위한 정부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도 급속도로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소비자경기지수는 현재와 미래의 경기,생활형편,문화.여가생활비,내구재 구입비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출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19일부터 21일까지 신세계 이마트의 전국 15개 점포 고객 6백명을 대상으로 전화를 통해 실시됐다. ◇ 국내경기 및 가정경제 =6개월 후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미래경기지수'는 전분기의 57.8에서 108.2로 급등했다. 현재 생활 여건을 지수화한 '생활형편지수'도 90.7에서 100.8로 높아졌다. 연소득 4천만원 이상인 고소득 계층의 생활형편지수가 103.8로 특히 높았다. 반면 2천만원 미만 저소득 계층의 지수는 87.3으로 100을 여전히 밑돌았다. 고소득층은 앞으로 생활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해 저소득층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6개월 후의 생활 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예상을 나타내는 미래생활지수는 109.2로 전분기의 95.7보다 13.5포인트 올랐다. ◇ 소비 의향 =소비를 꾸준히 늘리고 있고 앞으로도 상품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소비자가 많았다. 상품구매 의향을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구매지수는 115.1로 전분기의 99.6보다 15.5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의 상품구매 의향을 묻는 미래 구매의도 지수도 104.6으로 전분기의 94.0보다 10.6포인트 올랐다. 정부의 내수 진작과 월드컵특수 등에 대한 기대감이 구매지수를 밀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당분간 민간소비가 경기 회복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구매의사가 많은 품목으로는 20대는 의류, 30대와 50대는 식료품,40대는 스포츠용품을 꼽았다. ◇ 물가 =물가체감지수는 전분기의 151.2보다는 낮아졌으나 137.8로 100을 여전히 크게 웃돌았다. 6개월 후 물가 상승에 대한 예상을 지수화한 물가예상지수도 132.1에 달해 물가불안심리가 아직도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 문화.여가생활비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문화생활지수는 102.9로 전분기의 92.2보다 10.7포인트 높아졌다. 미래문화생활지수도 10.3포인트 상승한 102.7로 조사됐다. 생활 형편이 나아지면서 여가 생활에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에 부분적으로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는 것도 여가비용 지출을 늘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