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연쇄부도로 외환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던 한보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처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보철강, ㈜한보, 한보에너지, 상아제약, 대동조선 등 한보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새 주인 맞이가 한창이다. 일반의약품 회사인 상아제약은 백신 등 전문의약품 회사인 녹십자에 인수돼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국내 7위 조선소인 대동조선은 중형 디젤엔진 전문업체인 STX(구 쌍용중공업)에 인수돼 새해부터는 STX조선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한보건설(옛 유원건설)도 최근 재미교포가 이끄는 울트라컨사에 인수돼 `울트라건설'로 사명을 바꾸고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보그룹 붕괴의 진원지였던 한보철강의 주인 찾기 작업도 채권단(주간사 자산관리공사)과 AK캐피털이 마무리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보철강 매각 협상은 매각 조건을 놓고 자산관리공사와 AK캐피털간의 막판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어 계약서에 서명이 이뤄질 때까지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편 철근 생산을 주력으로 건설과 무역업을 겸하고 있는 ㈜한보도 철근 사업부문 매각을 위해 평화제철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탄광과 도시가스 공급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한보에너지와 세양선박은 여전히 법정관리 상태에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한보그룹은 부도전 23개 계열사를 거느렸으나 한보철강 등 6~7개 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