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2002년 세계 정치·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내년 미국 증시는 올해보다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며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미 증시=내년말 S&P500 지수는 올해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큰 폭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소폭 상승도 엔화가치 하락과 아시아의 디플레이션 심화 등 외부 충격이 없을 경우에 한해서다. 내년 초에는 미국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이 일시 상승하겠지만 충격에 특히 취약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부시와 푸틴=미국이 최근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탈퇴하는 등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양국 대통령은 내년에도 웃으면서 만날 것이다. 푸틴은 미국이 러시아가 원하는 것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군축 나토확대 등 양국간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미국이 어떤 조치에 앞서 러시아에 사전통고만 해준다면 푸틴은 만족할 것이다. ◇복제인간=최소한 내년에는 탄생할 수 없다. 우선 기술력이 부족하다. 지난달 미국 회사가 인간배아 복제에 성공했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일본 경제=물론 더 나빠진다. 디플레이션도 심화될 것이다. 정부와 일본은행은 서로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민간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부실채권에 대한 해결책도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경기침체는 엔화 약세를 부추기겠지만 이것이 경제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유로화 혼란=유로화 도입으로 환전문제 등 다소의 혼란이 불가피하겠지만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 예상처럼 유로화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물가가 크게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경제 대국인 독일이 다른 회원국보다 유로화 도입에 따른 대가를 더 많이 치러야 할 것이다. ◇아르헨티나 사태=아르헨티나의 외채위기가 주변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따라서 어느 국가도 디폴트(외채 지불중단)를 선언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브라질이 외자 유출로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