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부문이 은행부문에 지고 있는 부채, 즉 신용공급규모가 올 1년간 76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과 가계가 은행부문에 지고 있는 대출잔액 증가폭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 반면, 유가증권과 신용카드를 통한 신용공급은 크게 늘어나 민간부문의 자금조달방식이 뚜렷한 변화추이를 보이고 있다. 3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5일까지 예금은행을 기준으로 통화동향을 집계한 결과 15일 현재 우리나라 민간부문의 신용총액은 547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말 471조8천억원에 비해 76조원 가량 늘어났다. 이는 작년동기의 증가액 79조원에 비하면 증가폭이 소폭 줄어든 것이다. 부문별로는 가계와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빌린 일반자금 대출잔액이 248조5천억원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48조5천억원가량 증가했다. 은행대출부문의 증가는 상당부분 가계대출의 급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나 부채비율감축과 시설투자부진 등으로 기업대출이 부진했던 탓에 증가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조9천억원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은행부문의 채권,주식 등 유가증권매입을 통해 공급된 자금잔액은 134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5조5천억원이 증가했으며 증가규모도 작년동기 10조2천억원의 2.5배로 커져 기업부문의 직접금융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대출의 급증과 함께 주로 가계부문이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통한 신용공급액도 크게 늘어나 잔액이 지난해 말보다 11조5천억원 늘어난 29조6천억원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의 증가액 8조6천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한편 예금은행을 통해 대출된 정부 재정자금 잔액규모는 16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오히려 2조8천억원 가량이 줄어들었으며 국민주택기금 대출잔액규모도지난해 말에 비해 188억원 증가에 그친 1조5천196억원이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하반기들어 회사채시장의 순상환현상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은행권의 유가증권매입을 통한 신용공급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민간부문의 자금조달행태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