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경제 위기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가 28일(이하 현지시간) 일주여만에 재개됐으나 메르발지수가 8.5% 폭락했으며 달러유출 방지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정부가 취한 예금인출잠정 제한에 반발한 소송이 줄을 잇는 등 먹구름이 걷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아돌포 로드리게스 사 임시대통령 정부는 모기지 등 달러부채 상환을 위한 예금인출제한을 완화하는 긴급 유화책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내달 중순부터 유통될 예정인 제3 통화인 `아르헨티노'가 페소화 평가절하를 가속화시키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달러 보유를위한 페소 및 주식 투매가 이어져 금융시장이 쉽게 안정되기 힘들 조짐이다. 반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아르헨을 지원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도 앤 크루거 수석부총재가 사 임시대통령과 28일 긴급 전화회담을 가진데 이어 내주에도 접촉을 계속키로 했다. IMF측은 이번 접촉이 "생산적이었다"고밝혀 상황이 개선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아르헨 사태를 부문 별로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증시 폭락: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가 28일 일주여만에 재개됐다. 그러나 메르발 지수가 8.5% 폭락한 293.28로 주저앉았다. 중남미 최대의 독립 에너지 회사인 페레스 콤판크가 주가 폭락을 주도했다. 주식중개회사인 클로디오 A 베흐의 페르난도 바노스는 "금주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투자자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면서 "아르헨 주식은 모두 팔아치워 가능한한 달러를 소지하려는 경향이 대세"라고 말했다. ▲예금인출제한 완화: 모기지 등 달러부채 상환을 지원하기 위해 예금인출 제한을 일부 완화했다. 정부는 페소와 달러 환율을 1대 1로 하는 페그제가 유효하다고강조하고 있으나 예금주들은 달러 보유에 혈안이 돼있다. 현금지급기마다 예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한 인사는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면서 "새 통화가 유통되면 페소 평가절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매력이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예금인출 소송 급증: 정부가 예금 인출을 월 1천페소로 잠정 제한한데 대한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법원 관계자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법원에 28일에만 500여건의 소송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한 변호사는 "예금인출 제한이 위헌"이라면서 "속속 승소함에 따라 고객들의 의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예금주들은 신 정부가아르헨티노를 발행하면서 기존 페소와 달러화 예금을 동결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면서 가능한한 많은 돈을 인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신정부는 당초 90일 시한으로 발동된 예금인출 제한 조치를 철회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IMF-아르헨, 긴급협의 착수: 호르스트 쾰러 IMF 총재가 앞서 아르헨을 지원할용의가 있다고 표명한데 이어 크루거 수석부총재가 28일 사 임시대통령과 전화 접촉을 가졌다. IMF 대변인은 접촉이 "생산적이었다"면서 "내주에도 협의를 계속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IMF는 지난 8월 아르헨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규모를 140억달러에서 220억달러로 증액키로 했으나 이달들어 아르헨이 앞서 약속한 재정감축안을 이행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자 자금 공여를 중단한 바 있다. ▲부시, 아르헨 지원용의 표명: 부시 대통령은 28일 미국이 아르헨을 "기술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르헨 신정부가 스스로 긴축재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IMF와 함께 아르헨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재무부는 그러나 어떤 식으로 지원할지 등에 관해 함구하고 있다. ▲월가, 새통화 발행계획 부정적 평가: 월가 관계자들은 아르헨티노가 발행돼도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금융분석가 브루노 보카라는 "임기웅변책일 뿐"이라면서 "아르헨 정부가 우려하는 페소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라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새 통화가 달러와 태환성이 없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런 제한 속에 과연 아르헨 정부가 강조하는 페소-달러간 1대 1 환율 체제가 유지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신흥시장채권, 별무영향: 아르헨 사태가 신흥시장채권에 이렇다할 타격을 가하지 않고 있다. 28일 아르헨 채권의 경우 지난주 미국채 대비 가산금리가 크게 뛰었으나 이번주에는 반등세를 보여 스프레드가 135베이스포인트 좁혀져 미국채 금리플러스 5,171베이스포인트를 기록했다. 브라질 채권도 20베이스포인트 좁혀졌으며 러시아 것도 4베이스포인트 좁혀졌다.베네수엘라 채권 역시 1,134베이스포인트로 스프레드가 9베이스포인트 좁혀졌다 반면 멕시코의 경우 의회가 29일 세제개혁안 심의에 들어가는 것과 관련한 관망세가주류를 이루면서 303베이스포인트로 스프레드?4베이스포인트 늘어났다. 시장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아르헨 신정부의 제3통화 발행이 어떤 상황을 초래할지를 걱정하면서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부에노스아이레스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